사람들이 글을 읽지만, "글" 이라는 글자(말)의 뜻을 안다고, 알아 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떤 글을 막론하고, 모든 글에 보편적인 뜻 부터 알아야 글을 만들고, 읽고 사용하는데 불편이 적고 더 도움이 될텐데.....
글이 무엇인가?
글은 사람의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적인 특수기호라 할 수 있다.
시각적 특수기호가 글의 형상이고, 그 기호(글자)로 전달하려는 의사가 글의 뜻 이다.
청각적 특수기호(?)가 말의 현상이고, 그 것으로 전달하려는 의사가 말의 뜻 이고.
그런데 글(말도 같다)의 기호가 그대로 뜻이 아니고, 그 기호(글자)의 겉이나 속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글의 뜻이 글자가 아닌 딴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글의 뜻은 어디에, 어떻게 있을까?
그 글을 쓰거나 읽는 사람의 두뇌 속에 의식(意識)으로 있을 뿐 달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그렇지만 그런 줄 아는 사람은 너무나 적으니......
이 책은 그 대부분이 글(글자들)로 되어 있다.
책 속에 있는 글의 뜻은 이 사람(저자)의 두뇌 속에 의식으로 있다.
저자의 그 뜻을, 이 책의 글자로 담아서 표현한다곤 하지만 저자의 두뇌 속에 있는 뜻 자체가 실제로 담아지는 것도, 표현되어 지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저자는 책에 담아서 표현하는 것 처럼 알고, 독자는 책(글) 속에 뜻이 있는 것 처럼 읽어서 알 뿐 이다.
그러니 저자의 두뇌 속 뜻 그대로는 커녕 그 뜻과 얼마나 같은지를 검증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바탕을 기초로 하여 이 책을 저술함에 있어서 다음 몇 가지를 특별히 중시하였다.
첫째, 가급적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둘째, 부득이한 경우에는 필자 나름의 단어를 만들어서 사용하되 그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해 놓는다.
셋째, 독자로서는 지금까지의 지식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고 글에 담고자 한 저자의 뜻을 탐구하여 이해하는 수고를 아끼지 마시라고 당부드린다.
[핵 심]
코끼리(글자)는 코끼리(특정 짐승)가 아니다.
코끼리(글자)에는 그 겉이나 속에 코끼리가 없다.
코끼리(글자)는 코끼리(특정 짐승)를 상징하지도 않는다.
단지, 코끼리(글자)는 두뇌 속의 코끼리(특정 짐승)를 표현한답시고 만든 글(문자의 조합)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