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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매정하고, 딱딱하고, 많다"고라?

나 아닌 내 2017. 2. 27. 20:02

"너무나 매정하게 말 한다",

"말을 딱딱하게 한다",

"삐딱하게 말 한다"

"말이 (너무) 많다"는 등등으로 말 하는 사람이 있더라.


"그렇게 말 하는 것이 -그러지 않음에 비하여- 나쁘다",

"그래서 싫다",

"그 사람이 싫다"고도 하더라.


상대로 부터 그렇다고 지적된 사람에게 "그런 말을 어떻게 평판하느냐?"고 물어 보니,

"나야, 내가 해야 할 말을 했을 뿐, 그 사람이 매정타, 딱딱하다, 삐딱하다, 많다 하리라곤 전혀 의도는 커녕 상상도 못 했다" 하더라. 

결국, 들은 사람은 그렇게 느꼈는데(感知), 말한 사람은 그렇게 말 하지 않았다는 것 이다.


서로 -상반될 정도로- 다른 두 사람의 말이 다 맞을까, 아니면 둘 중에서 한 사람의 말은 틀린걸까?

결론부터 말 하자면, 두 사람의 말이 다 맞다.

그렇다면, 똑 같은(하나의) 말을 놓고 말 한 사람과, 그 말을 들은 사람의 아는 바(知)가 왜 현격하게 다를까?


그 핵심적 원인은, 어떤 말(識)을 "매정, 딱딱, 많다" 고 하는 말은, 그 말의 내용(述語) 자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비교적인 평판어(意)라는데 있다.

말 형식 그대로인 술어(述語 = 제6語識)를 아는 것은 지식(知識)이라 하고, 남의 말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자기 내부의 평판(意)을 아는 것은

감지(知感이라 적어도 됄라나...)라 한다.


한 사람의 말을, 같은 상황에서 동시에 청취한 열 사람에게 "들으면서, 듣고서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을 때, 그 대답이 같거나 유사할 수도 있고, 다르고 상반될 수도 있다.

외부로 부터 들어서 아는 지식(知識)과, 들으면서, 듣고 나서 내부에서 반응으로 일어나는 평판(意)을 느껴서 아는 감지(感知)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정보(識)를 주고 받으려는 말(述語)과 소위 감정을 표현하는 말(意語 =(예) 싫어, 보기싫어, 재섭서  등..)을 제대로 구별하지 않으면,

자신의 감정이 마치 남에 의해서나, 적어도 남 때문에 발생한다고 오해, 오판하여 올바른 대응을 못 하게 될뿐만 아니라,

상대나 주변 사람들과 무가치한 시비(是非), 호오(好惡) 논쟁에 빠져서 여럿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럴 때 혹자는 말 한다.

오는 말은 거칠어도, 가는 말은 곱게 하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지,

개떡 같이 말 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들어라........


그런데, 그런 말이 무슨 쓸모가 있던가?

그런 말 하는 사람 자신도, 그런 말의 뜻을 모르는데.....

말이 "곱다(거칠다)", "짧다(길다)", "딱딱하다(부드럽다)", "매정하다(다정하다)", "좋다(나쁘다)", "듣기 좋은 말(듣기 싫은 말)"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서 내게 전해지는 것인지 모르고선, 아무리 자주 크게 말 하고 들은들.....


어떤 말에 관한 평판(意)은 내 두뇌 속 비교 평판 체계에서 자동적, 기계적, 조건반사적 반응으로 형성되어 내게 전해져 온다.

남이 평판을 표현하는 말도 그대로 내게 평판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남의 그 평판을 들인 내 두뇌 속에서 평판(意)이 형성되어야 내게

감지된다.  


고로 예컨대, 남이 어떤 시(詩)를 읽어주고 나서 "참 아름다운 시야, 내가 좋아하는" 이라는 평판(意)하는 말을 하여도, 그걸 들인 내 두뇌에서

"그래 참 아름다운 시구나, 나도 좋아" 하는 평판이 형성되어 감지될 수도 있지만, "뭐 별로구만....."하는 평판이 형성되어 감지될 수도 있다.

남의 평판을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남의 평판에 반응된 내 두뇌속 평판을 느끼는 것 이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남의 표정, 말이나 행동에 관하여 내게 감지되는 좋다, 싫다는 감정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두뇌속 평판체계 때문이란 것을 알기가 쉬워진다.

그러면, 그런 평판체계의 산물인 평판(감정) 뿐만 아니라, 그 평판체계 자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가 있게 된다.


(주변을 고려하여) 자기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평판체계라면 인정하여 따르면 되고,

자기의 삶에 불필요하고 유해한 평판체계라면 백해무익하다고 무시하면 되므로.

사람들이 살면서 얼마나 자주, 많이 백해무익한 평판놀음에 빠져서 삶을 비효율적으로 낭비 소모하는지...매우 놀라우리라.


"당신은 말이 너무 많아서(또는 적어서), 너무 딱딱하게 해서, 너무 삐딱하게 해서, 너무 매정하게 해서 싫다"고 느껴진다고 그런 감정을 그대로 두거나,남에게 말로 표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상해 본 다음에,

그 결과가 (상대와 주변도 고려하여) 자기의 삶에 도움이 되겠으면 하고, 도움이 안 되고 해로움이 되겠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억지로 참을 일이 무엇이고, 경솔하게 하고 나서 역효과에 시달릴 일이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