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의(自意), 임의(任意), 자의(恣意).

나 아닌 내 2019. 10. 16. 12:40

사람의 두뇌 속 어떤 정보(識)에 상대적인 평가와 판단인 말(평판, 意라 약칭)이 붙은 것을 의식(意識)이라고 한다.

예컨대, 누군가를 본 인상정보(識)에 아무 평판(意)이 붙지 않으면 그냥 식(識), 거기에 "키가 커서 좋은", "얼굴이 못 생겨서 싫은" 등등의

말(평판, 意)이 붙으면 의식(意識)이다.


두뇌 속의, 그 어떤 사람에 관한 정보(識)나, 그 정보의 근거인 그 어떤 사람 자체에는 그 어떤 평판이 없고, 그런 성질도 없고, 그럴만한 이유나 조건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인 사람]이 있고, 기억된 정보 그대로인 정보(識)가 있을 뿐 이다.

단적으로 큰(작은) 사람, 좋은(나쁜) 사람, 잘난(못난) 사람이 없고, 그렇게 여길만한 성질이나 이유, 조건을 가진 사람이나 정보가 없다.


단지, 그 사람에 관한 정보(識)가 형성되어 있는 사람의 두뇌 속(의식계)에서 그런 평판(意)이라는 결과물을 만들 원인(因)인 마음이 있으니,

그게 바로 그 사람의 기호(嗜好), 가치관, 습성등이다.

그런 원인되는 마음이 있어야, 그 원인에 반영되는 조건(緣)이 성립된다.(어떤 상황이 그 원인에 반영되는 것이 조건이므로, 원인없이는 조건도 없다)


예컨대, "얼굴이 둥그스럼한 모양(가상의 識)"을 "좋아(好意)", "얼굴이 세모로 각진 모양(가상의 識)"을 "나빠, 싫어(惡意)" 라는 의식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이 둥근 얼굴, 세모 얼굴, 긴 얼굴을 만났다면 어떤 평판(意)이라는 결과(果)가 반영으로 일어날까는 불문가지 아니랴....


두뇌 속의 어떤 정보(識)도 그 것에 어떤 평판(意)도 붙지 않으면 무의미, 무가치, 무덤덤, 무시되어서 대부분 사라지고 떠 오르지 않는다.

어릴 때의 동기생을 후에 만났을 때,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지 모르겠다, 그런 일이 있었어? 하는 것은 그래서다.


두뇌 속 그 어떤 정보(識)에 긍정(好意)적인 평판(이다, 좋다, 옳다, 마땅하다, 이롭다, 착하다, 의롭다, 소용있다 등등)이 붙어 있으면, 그와 유사한 것도 가까이(近), 친(親)하려는 마음의 행로가 펼쳐지고,


그 어떤 정보에 부정(惡意)적인 평판(아니다, 나쁘다, 그르다, 부당하다, 해롭다, 불의하다, 소용없다 등등)이 붙어 있으면, 그와 유사한 것도

멀리(遠), 외면, 배격하려는 마음의 행로가 펼쳐진다.


그 마음의 행로, 여정이 순탄하고 결실이 만족스러우면 일단은 다행이랄 수도 있겠지만,  그 여정(義 -> 意思->意向->意見->意慾

->意志->意氣->발기(發氣,실행) ->변화(실현여하)->평가결과(만족, 불만족, 불평등)의 과정이 어느 단계에서 정지, 정체, 중단되면

-그 원인의 핵심인 마음(意)이 달라지지 않는 한- 온갖 시련, 난관, 역경,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이상으로, 사람의 두뇌속 어떤 정보(識)에 어떤 평판(意)이 부가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마음, 정신, 인생이 중차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 쉽게 이해되리라.

그 사람의 인생에 무해유익(無害有益)한 평판(意)인, 그래서 인생을 순탄하게 성공적으로 영위함에 기여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 백해무익(百害無益)한 평판(意)인, 그래서 인생을 온갖 시련과 난관 역경속에서 실패적으로 살게 되는 요인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인생에 엄청나게 중차대한 영향을 끼치는 평판(마음)을, 그 사람의 무엇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알기는 고사하고,

궁금해 여기는 사람조차 거의 없으니 신기하다 못 해서 해괴망측 아닐는지...... 

그 사람의 하인과 같은, 바로 내 자신이 담당해야 할 엄청나게 중차대한 일 인데도 말 이다.


사람의 정신이(내가) 마음(意)을 다루는 방식에 다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내(정신)가 마음을 다루는, 마음에 대한 주체로서, 스스로의 본분을 깨달아서(自覺), 자기의 삶(人生)에 무해유익한 평판(意)을 만들어서

그 정보(識)에 붙이는 방식으로 이걸 자의(自意 : 내 스스로 만들어 쓰는 마음)라 하자.


2. 내(정신)가, 내게 알려지는 마음(소위 느껴진다는 의미)을 검토해 보고 "무해유익하리라" 여겨서 그 마음대로에 맡기는 방식으로,

이걸 임의(任意)라 하자.


3. 내(정신)가 자각이 없는 상태에서, 내게 알려지는 마음(意)에 연결된 "나"(我相, 我意識)를 내 자신이라 착각(錯覺)에 빠져서

결과적으로 그 마음을 맹신, 맹종하게 되면, 그 마음이 마치 제가 인생의 주인인 것 처럼(放恣하게)  날뛰는 꼴이 되는 방식이니,

이를 자의(恣意)라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의 2 (任意 : 두뇌에서 생성된 마음에다 맡김)의 방식으로 삶의 운전이 맡겨지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3 (恣意 : 마음대로 날 뜀)에 걸려서 그 자기가 시달리고, 주변에도 온갖 폐해를 끼치기도 한다.

자기로 부터의 본분(生命, 運命)을 성실히 수행하는 자각(自覺한), 충신같은 정신만이 1 (自意 : 스스로 마음을 주체적, 목적적, 효율적으로 다루는  마음)로 삶을 운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