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여기서 사용하는 단어의 뜻 부터.(사전이나 통용하는 뜻과 상관없이)
1. 존재(存在)는 정적(靜的)으로는 (존재해) 있음을, 동적(動的)으로는 (존재) 함을 뜻 한다.
우주에는 존재(하는 것)만 있지, "부본재(不存在)"라는 사람의 말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추호도 없다.
2. 인식(認識)은, 사람의 정신이 자기의 두뇌 속에 형성된 기억이나 상상인 정보(識)를 대하여 안다(知)는 지식(知識)과 같은 뜻에다,
그 것(識)이 -두뇌 바깥에 있는 - 실제의 존재와 같다고 인정함(認)을 더한 뜻 이다.
지식(知識)한 그대로가 실제와 같은지 모르겠다(의문),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不認定)는 것이 붙어 있지 않다는 뜻 이다.
예컨대, "누군가로 부터 들은 조국은 고약한 사람"이라는 정보(識)를, 실제로 존재하는 조국 그 사람과 같다고 여기면 인식(認識),
그렇지 않고 들은 정보라고만 알면 지식(知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식에다, 기계적, 자동으로 "실제 그대로"라는 인정(認定)이 붙어서 인식(認識)이 된다.
여기서 [존재]라는 말의 뜻을 세 가지로 구별하기로 한다.
1. 실제 존재(最廣義) : 존재하는 그대로의 일체를 모두 포함한다. ,
2. 외부존재 ; 어떤 개인의 두뇌 -속 의식계를 제외한 나머지- 바깥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 일체를 지칭한다.
3. 내부존재 : 어떤 개인의 두뇌 속에 의;식(意識)으로 존재하는 것.
위의 그 어느 것 이나를 대상으로 하여 알려는 일을 하는 자는 그 사람의 정신(곧, 내 자신)으로
위의 1과 2 에는 속하지만 3(意識)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2(외부존재)와 3(내부의식)의 경계에 위치해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사람이 사는 것은, 그 두뇌 바깥의 차원(2)이지, 두뇌 속 차원(3)이 아니다.
그러니, 두뇌 속에 있는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두뇌 바깥에 존재하는 것에 관한 정보이고 평판이어야 한다.
그걸 알자면, 그런 정보(識)와 평판(意)이 보관되어 있는 두뇌 속(3)을 아는(知 意識) 수 밖에 없다.
자기의 두뇌를 경계로 하여 외부 존재와 내부 존재는 들어 오지도 나가지도 못 한다.(두뇌가 부서져도)
그렇지만, 외부 존재를 감각적으로 접촉한 정보가 두뇌 속에 형성(識)되고, 그 정보를 상대적으로 비교, 평가, 판단하여 선택, 결정하는 말(평판,
의미, 意라 약칭)이 부가(附加)되어 하나의(개별적인) 의식(意識)이 되어서 내가 앎이 지의식(知意識)이다.
사람들에게 지식(知識)에 관한 크나 큰 오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두뇌 속 정보를 아는 지식(知識)으로, 두뇌 바깥의 실제 사실을 아는 것 처럼 오해이다.
예컨대, 제가 아는 "윤석렬"이 실제 그대로의 [윤석렬] 그 사람이거나, 그 사람 그대로와 같은 줄 오해이다.
둘째는, 제가 아는 그 것(意識)은, 외부에서 들어 온 객관적인 정보(識)와 내부에서 그 정보에 부가된 주관적인 마음(意)이 결합된 것(즉, 知 意識)임을 모르고, 그 전부를 객관적 사실(즉 知識)이라고 오해한다.
셋째는, 제가 아는 의식(意識)중의 주관인 마음(意)을, 두뇌 외부의 사실 그 자체의 성질이거나, 그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오해이다.
예컨대, 제가 "훌륭한 박정희"의 "훌륭한"이 그 사람이 실제로 그래서라고나, 그 사람이 한 일이 그랬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오해이다.
딴 사람이 "독재자, 파렴치범"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으면 "사실이 아니야", "그런 사실이 없어"라고 오해된다.
사실을 말 하는게 아니라, 어떤 사실정보(識)에 부가된 주관적인 마음(意)을 말할 뿐인데 말 이다.
어쨌거나,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정신(내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心) 뿐이다.
내게 알려지는 것 일체를 마음, 그걸 식(識)이라 한다면, 내 앞에 식(識)으로 떠 올라 있어서 내가 아는 것을 있다(존재한다)고 알지,
떠 올라 있지 않는 것은 추호도 있다(즉, 존재한다)고 알 수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내가, 있는 줄 모르는 것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 (말) 또한 내가 알지 못 하면 그 말이 있는 줄을 어찌 알리오.
결국, 내가 있다고 아는 것(知識) 만 있다고 알고, 내가 아는 그대로 (실제로) 있다고 아는 것(認識)만 그렇게 있다고 알뿐, 달리 무엇을 있다고 알리오.
그러니 마음 속에선 "지식이 곧 존재"이고, 마음 바깥에는 "마음 속 인식이 곧 존재"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아니한가.
이상을 제대로 이해하면 사람들이 잊고싶어(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이니까), 잊기싫어(잊으면 없는 것 처럼 이니까)하는
심리의 뿌리가 어느 정도 짐작되리라.
희망을 가져라 함은, 희망을 인식하면 희망이 있는 것 이 되니까,
절마을 버려라 함은, 절망을 버려서 인식되지 않으면 절망이 없는 것이 되니까.
그리운 님, 미운 인간을 잊어버려라 함은, 잊음으로 인하여 그런 기억이 없는 것 (처럼)이 되니까.
이왕이면 살기에 도움되는 의식을 만들어서 도움이 많이 있게 하지,
왜 하필 살기에 지장이나 해로움이 되는 의식을 품고 씨름하느라 불평, 불만, 불편, 불화가 끊임없이 있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