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자, 말자는 결정이 내 스스로(自)에서 말미암아(由) 이루어 짐을 자유(自由)라 하고,
남에 의하여 이루어 진다면 부자유(不自由)니, 속박이니 하자.
과연 "남에 의하여 이루어 지는 내 결정"이란 것이 있을 수 있는가?
남이 이루어 낸 결정은 남의 결정이지, 내 결정일 수가 없다.
"남의 유혹이나 위협때문이라는 이유로 부듣이한 내 결정"도 실제론 그 이유도, 결정도 내가 한, 내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남의 두뇌 속에 이유나 결정을 만들어 넣어 줄 수 없듯이, 남 또한 내 두뇌 속에 그 어떤 이유도 결정도
만들어 넣거나 내로 하여금 만들게 할 수가 없다. (진지하게 확인해 보라, 그렇쟎은가?)
결정은 두뇌 속에 하는 것 이지, 두뇌 바깥에다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두뇌 속 결정을 표현한다는 수가 있지만, 그렇다고 두뇌 속 결정 자체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말로, 글로 결정을 공표한다지만, 그걸 -어떤 형식의 말이나 글로- 공표하기로 정하는 일 또한 두뇌 속에서 이루어 진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근거가 있으니, 결정자인 내 자신이 두뇌 속에 있기 때문이다.
내게는 전혀 자유가 없다거나, 약간의 자유밖에는 없다는 선언적 결정도 내가 행함에 그 어떤 제약도 없다.
누가, 무슨 수로, 이 사람의 두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결정의 자유, 그 원천인 자유의지를 간섭하고 통제할 수 있으리오.
결정의 자유가 오로지 내게 있는 이상,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 또한 오로지 내게만 있다.(自責)
그 누구, 그 무엇 때문이라고, 그 것들 책임이라고 결정할 자유가 오직 내게만 있으니, 그걸 실행, 실현할 책임 또한
오로지 내게만 있다.
남 에게 책임이 있다고 결정할 자유가 있지만, 그 책임을 이행시키거나, 이행시키지 못한데 따르는 책임 또한 오로지 내 것이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자유를 남용하는 방종으로 흐르지 않으리라.
자유의 남용(放縱)은, 그와 상대적인 가차없는 내 책임과 맞 물려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상을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다음과 같다.
책임은 지지 않고, 자유는 절제하지 않으려는 어거지를 부리다가,
자유는 혹독하게 제한당하고, 책임은 무자비하게 지게 되는 역효과를 만나게 된다.
선택의 자유 여지가 있을 때, 결정 다음에 발생할 결과에 어떤 책임이 따르게 될지를 예측한 다음에 결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