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사람의 말을 밀(狹義), 언(言), 어(語)라는 셋 으로 구별하고 있다.
말은, 내가 두뇌(좌뇌=의식계)에다 보내는 질문과 의논, 명령의 형식이다.
무슨 일이 일어 났었는지 추리해 보자.(의논)
이리 하면 결과가 어떠할까?(질문)
이미 정한 일, 최선을 다 하자.(명령)
언(言)은 두뇌 에서 나오는(發) 말 이다.
입으로 나오기 전을 묵언(默言), 입으로 나온 것을 발언(發言)이라 구별할 수가 있다.
특정한 상대가 없이 나오는 말을 혼잣 말, 특정한 상대에게 주는(받는) 말을 대화라 할 수 있다.
어(語)는 두뇌 속에 형성, 저장되어 있는 말 이다.
언(言)으로 나오기 전에는 그 정체를 알 수가 (거의) 없다.
그 말(語)의 근거(意識)와 연결되어 있다가, 어떤 계기가 발생하면 언(言)으로 나오는 모어(母語)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말을 주고 받음에 있어서 관련되는 기관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두 사람의 생명, 정신, 의식, 육신(주로 입, 손)이 관련되지 않고는 대화가 불가능 하다.
정신과 정신이 언어기관(의식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 끼리의 대부분 대화는 기계적, 자동적, 조건 반사적인 의식적 대화로 시종(始終)하기 일쑤다.
서론이 길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발언을 듣는 사람이 두 가지 소리를, 그 것도 귀를 거쳐서 들은 발언자의 말이 아닌
제2, 제3의 소리를 듣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는가를 이해하기 의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일이어서다.
"그런다고 집 값 안 떨어집니다", 발언 그대로인데,
1. "그런 정첵 펼쳐도집값 폭락히지 않는다"는 소리였다는 사람이 있고,(발언자)
2. "그런 정책으로는 집값안정 안된다"는 소리로 들었다는 사람도 있고,(상대방)
3.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판단이 저렇게 상반되어 있다"는 소리로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전해 들은 사람)
위의 2. 3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어디의 누구로 부터도 아닌, 자기 두뇌 속 의식게(좌뇌)에서 기계적, 자동적으로
반응하여 나온 소리(입으로 나오기 전 默言)를 들었으니, (제대로) 들은 것도 아니고, (전혀) 안 들은 것도 아니다.
그런 줄 알면 "그는 이렇게 말했는데, 나는, 내 속에서 이렇게도 들었다"고 할 수가 있고, 그러면 시비할 일도 없지만,
그런줄 모르면 실제로 그 사람이 한 말 보다, 더 가까이서 더 또렷이 들은 제 말(?)을 마치 그 상대가 한 말인 것 처럼
오인인지, 오해인지, 오판인지 발생하여 시비(是非)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소위 "해석은 제 마음, 제 마음대로"라는 해석이, 주관적인 해석인줄 모르면 마치 발언 그 자체와 혼동된다.
그러다 보면, 그런 점을 교묘히 역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소위 독과점 언론의 횡포로 인한 세뇌 공작이다.
아무개는 빨갱이, 어떤 집단은 친북 좌익이라는 소리를 주구장창 외치고 그것 말고는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두뇌 속 의식)이 무엇이겠는가...
실로 해석을 빙자한 제2의 발언이다.
헌재의 헌법해석을 빙자한, "관습헌법" 제정과 같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다가 이런 경우를 더러 보았으리라.
"무슨 말을 그리 하나,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무슨 나쁜 감정이 있을리 있나, 다 네게 도움이 되라고 한 말인데..."
"도움이 되라고 하는 말을 울화통 치밀게 해!?"
"도대체 내 말의 어디가 그렇게 울화통 치밀게 했는대?"
"그러면 울화통 치밀게 안 했는데, 내가 미쳤다는 뜻 이냐!?"
왕년에 "청년 유권자에게 한 말씀 해 달라"는 학생 기자의 요청에,
"청년들이 정치에 앞장 서야 합니다. 역할과 책임이 큽니다. 노인네들은 이제 쉬시고 투표 안 해도 됩니다." 하는 발언을 했다가 온 나라가 들썩이는 난리가 난 적이 있다.
그 발언 자체에는 "노인폄하 발언"이라는 낌새도, 흔적도 없지만 반대 정당의 사람들과 그에 한통속인 언론이 태산명동하듯 데서특필해 대니 대부분, 특히 노인들의 대다수가 여야를 불문하고 잘못한 발언이라고 인민재판을 당연한듯 하였던 전례도 있다.
노인들의 가슴에 상처를 심은 자 과연 누구인가?
정치개혁, 언론게혁, 검찰개혁 등등에 앞서서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이 정신교육인데,
정신을 교육할 능력을 갖춘 자 극소수이고, 교육을 받으려 할 자 거의 없으니........
말이 무엇인지, 모르고 말을 쓴다는 것은 무면허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 같이 아슬 아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