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마음"에 관한 소리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마음이 서운하다.
2. 이 마음이 진심이다.
3, 이 마음이 진짜, 진짜로 진심이다.
4. 그건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어.....
1은 마음이 저절로 표현되어 나오는 소리인가, 내가 스스로 마음을 표현해 내는 소리인가?
2는 마음이 진심이라 대답하는 소리인가, 내가 스스로 만들었거나, 승인했거나, 인정하는 마음이란 뜻인가?
3은 2와 별로 다를 바 없으니 생략하자. (진짜라는 소리를 1회 내건 백번, 천번 내건 마찬가지니...)
4는 마음에 없는 소리라는? 이 마음에 없고 그 마음에 있는 소리라는? 아니면 내 마음(自心)이 아닌 소리라는?
하나의 예를 제시하고자 한다.
군 생활을 마치고 작별하는 자리에서
1. 갑이 을에게 "마음이 서운하다"고 하자,
을이 갑에게 "진짜로? 별로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하여,
2. 갑이 다시 을에게 "진짜로 서운하다"고 하자,
을이 다시 갑에게 "뭐 진짜가가 아니라도 괜쟎아.."하는지라,
3. 갑이 다시 또 을에게 "아니야 진짜, 진짜 정말로 서운하다 야" 하고는,
4. 갑의 두뇌 속에서(소위 속으로는) "서운하긴 개 코가 서운해!?, 그냥 인사치레지..." 한다.
통상적인 용어로는 위의 4만이 진심이고,
1은 인사치렛말,
2는 사교적인 말,
3은 거래적인 말이라 구별할 수 있겠다.
그런데, 위의 네 가지 말(마음) 어디에도 내(마음을 다루는 주체) 스스로(自) 만들었다, 승인했다, 확인한다는 뜻이
없으니 진정한 내 마음(自心)이라 할 수가 없다.
정확히 말 하자면, "내가 스스로 만든, 인용(認容)한, 고친, 바꾼, 이걸 내 마음으로 하자"는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다.
일단, 두뇌 속(좌외)에서 그런 소리가 나서 내가 듣고서 알았을 뿐, 알기 전에는 내 관여가 전혀 없었다.
따라서, 그런 소리가 나기 전에 내가 먼저 스스로 그런 소리를 낼 말을 만들거나 관여한 [내 마음]과는 전혀 다르다.
여기서 확실히 짚어야 할 것이 있으니, 우리가 아는 마음의 거의 99.999%가 [내 마음]이 아니라는 것 이다.
그렇다고 타인의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타인의 마음도 아니다.
자기의 두뇌 속에 있으니 남의 마음이 아니지만, 내가 우뇌에서 작업한 마음이 아니니 내 마음도 아니다.
누군가로 부터 "그게 너의 마음, 진심이냐?" 하는 말을 듣고서,
남으로 부터 듣지 않고 아는 마음이면 "그래 내 마음이다" 할 뿐,
내가 스스로 만든 진정한 내 마음인지 여하는 전혀 구별조차 못 하는 줄 모른다.
사람들에게서 너무나 쉽게, 태연히 나오는 소리에
"망해도 좋다, 죽어도 좋다, 죽어도 잊을 수 없어" 하는 등등이 있다.
그게 과연 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고 성실히 운전해야 할 정신인 내가 진지하게 결정한 내 마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