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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宿題)가 정(意氣)으로 쌓여 병(病)이 되니....

나 아닌 내 2020. 8. 24. 23:25

숙제, 밤에 풀어야 할 과제라는 뜻이 아니라,

오랜 동안 두뇌 속에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미결(未決)인 의식(意識)이다.

그 형식은 대체로 [.............주절 주절], [?, ?, ?...긴가 민가?], [이럴까, 저럴까.....) 이다.

 

자기 두뇌 속에 어떤 숙제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려면 두뇌에다 말을 걸면 된다.

좋아서 가까이 하고 싶은게 무엇이지?

나빠서 멀리하고 싶은게 무엇이지?

탐나서 가지고 싶은게 무엇이지?

싫어서 버리고 싶은게 무엇이지?

 

생길까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지?

되지 않을까 불안한 것이 무엇이지?

하고싶은데 못 하는 것이 무엇이지?

하고싶은데 겁 나서 못 하는게 무엇이지?

 

성나는데 참고 있는 일이 무엇이지?

풀어야 하는데 풀리지 않는 의문이 무엇이지?

이루어야 할 일인데 이루지 못 한 것이 무엇이지?

해결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지?

 

몸에 이상이 무엇이지?

마음에 미해결이 무엇이지?

남아 있는 기대, 희망, 욕심이 무엇이지?

 

그 어떤 질문에도 "없다"는 대답이 나오면 소위 달관(達觀)의 경지가 아닐는지...

1. 그 어떤 질문에도 "이 것" 이라고 명확히 답이 나오면 그게 바로 숙제(해소해야 할 일의 제목) 이다.

2. 그런데 명확한 대답이 없이 [글쎄..........], [이렇궁 저렇궁 궁시렁 궁시렁....], [이 건가? 아닌가?] 등등의

형식이면 -제목도, 내용도 알기 어려우나- 있기는 있는 그야 말로 애매 모호한 숙제이다.

 

위의 숙제중 1은 비교적 단순 분명하여 답을 찾거나 만들어서 해결, 해소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2는 있는 줄조차 알기 어려운 소위 골치아픈 숙제이다. 

그 어느 범주에 속하건 위의 숙제들엔 상대적인 언어(소위 "마음"이라 불리우는 意語)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게 바로 마음이라는 씨앗으로, 그게 없으면 그 어떤 숙제도 숙제로 생기지도, 남아 있지도 않는다.

그 마음씨(意語)의 흐름을 "마음의 행로"라 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다.

 

사실적으로 비교한 말(예 : 크다), 가치적으로 평가한 말(예 : 커서 좋다), 기호적으로 판단한 말(예 : 취향에 맞아서 좋다),

실용적으로 선택한 말(예 : 기둥감으로 선택한다), 결정하는 말(예 : 이 걸로 하자) =여기까지는 의(意)의 숙성단계이다.

그 씨앗(意)에 상상이라는 싹이 트고(意識), 그 싹이 자라면서 뿌리, 몸통, 가지, 줄기, 잎, 꽃, 열매가 열리고(意思),

그 것이 밖으로 표현되고(意見 =의현이라 읽어야 맞다만....),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意向), 어떤 열매를 바라고(意慾),

그걸 실현하려는 충동이 가해지고(意志), 그걸 실행하려는 에너지가 형성되고(意氣), 그 에너지(意氣)가 대상을 향하여 발사된다. (그 다음은 마음 이외의 일 이다)

 

위의 흐름에서 의기(意忌)라는 것은 심리적인 면(意, 마음)과 물리적인 면(氣, 물질)의 복합으로 심기(心氣)와 물기(物氣)의 결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원인(因)은 마음씨 이고, 그 결과가 에너지(物氣)다.

따라서, 마음씨(意)가 해소되면 에너지(氣)도 해소되지만, 그와 반대의 경우에는 마음씨는 그대로 남아서 다시 기(氣)가 나오기도 한다.

 

바로 이 의기(意氣)를 정(情)이라고 한다.

예컨대, 미움이라는 마음(意)에서 노기(怒氣)가 발동한 것을 미운 정이라고 하듯이.

 

이 정(情)이란 것이 순탄하게 흘러서 여행이 종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정상적인 실행, 실현은 커녕, 제대로 표현조차 못 하고 억압되어 체내에 정체(停滯)되어 머무는 수도 있다.

 

그런 정(意氣)이 소수에 불과하고, 그 강도도 미미하면 체내에 별 이상이 발생하지 않지만,

소수라도 그 강도가 강열하거나, 약한 강도라도 그 수가 많으면 체내에 정체된 의기가 강력해 지고,

그러면 체내로 넘쳐 흐르게 되면서 비교적 약한 곳이 그 의기(대체로 공격적인 怒氣에 가깝다)로 인하여 다치게 되니

두통, 신경통, 근육통, 심장통, 소화장애 등등이고, 그로써 발생하는 병증이 조울증, 다발성 공격성, 피해망상증 등이다.

 

그래서 더러는 "정 때문에 잠도 못 잔다", "정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정을 버려라" 하지만,

정이 무언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버리고 비우고를 할 수 있으리오.

 

이제 정을, 그 정체를 위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게 되면 다루기가 너무나 쉽다.

쌓여 있는 정의 종류가 아무리 복잡하고 많은 것 같아도, 그걸 분류하면 다음 세 세가지 뿐 이다.

 

1. [안 되는 일]을 바라거나 겁내고 있는 경우.  (그냥 "안 되는 일 맞구나" 확인, 선언만 하면 그만이다)

2.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거나, 하고싶다 여겨지고 있는 경우. (그냥 "할 수 없는 일이구나" 확인, 선언만 하면 그만이다)

3. [하면 안 돼는(안 한것 보다 역효율적인) 일]을 그래도 해야 좋겠다 여겨지는 경우.(그냥 "안 하는게 나아" 확인, 선언하면 그만이다)

 

위의 1. 2. 3 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숙제가 과연 무엇인가?

위 문장의 괄호 속 그대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확인, 선언하고도 해소되지 않는 숙제가 있을 수가 과연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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