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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夢)에서 깨어 나라"고 ?

나 아닌 내 2020. 10. 19. 22:19

사람들에게서  더러 듣는 -말 이라 하지 않겠다- 소리에,

"꿈 에서 깨어 나라",

"깨어 나고 보니 꿈 이었구나.." 하는 소리가 있다.

 

무슨 뜻 으로 그런 소리를 내는지, 그 본인도 모르거늘 남이 어찌 알리오.

꿈, 깨어, 남, 누가(무엇이)....이런 소리를 말 이라 하려면, 그에 해당되는 뜻(意識)이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예컨대) "꿈이 무언데?" 하는 물음에 답할 수가 있다.

그렇쟎으면 "꿈? 꿈이 꿈이지, 무어긴 무어라고..." 동어반복(同語反覆)이나 할 수 밖에......

 

사람의 두뇌 속에는 정보인 식(識-기억, 상상)과 그에 부가된 마음인 의(意=상대적인 언어 일체)가 결합된 의식(意識)이 있고, 그 의식이 (좌뇌의 상층부에) 떠 올라 있을 때 대(對)하여 아는 일을 하는 정신(곧, 내 자신)이 있다.

정신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어도, 그 앞에 아무 의식도 떠 올라 있지 않으면 "알 것(대상)"이 없어서 모르고,

두뇌 상층부에 의식이 떠 올라 있어도, 정신이 완전히 잡 들었을 때는 "알 자(주체)"가 없어서 모르는 줄도 모른다.

 

자, 그렇다면 소위 "(정신이) 반쯤 잠든(半 睡眠) 상태일 때 떠 올라 있는 의식을 정신이 알까, 모를까?

간단하게 말 하자면 반쯤 아는 상태이다.

여기서 반쯤이라 함은, 주체로서의 각성도 반쯤, 대상에 대하여 알기도 반쯤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특정인이 어떤 순간에 어느 정도나 잠든(깨어 있는과 상대적)상태인지는 개별적, 구체적인 일이지만....

 

홍수가 나서 강물이 산 꼭대기 까지 차 올라 있다.

그 꼭대기에 아슬 아슬하게 내가 바위를 붙잡고 버티고 있다.

"이런 꿈을 더러 꾼다"고 알지만. 너무나 엉터리로 아는 소리이다.

 

내가 스스로 꿈을 꿀 수가 없는데, 마치 내가 스스로 꾸기나 하는 것 처럼 "꿈을 꾼다, 꾸었다" 하니까.

또, "꿈을 깨고 나(오)니"라고 하지만, 내 스스로 꿈을 깨지도 못 하고, 깨고 나오지도 못 하면서 그런 소리만 내니까. 

역시 "내 스스로 꿈에 빠질 수가 없는데, 꿈에서 벗어 나라, 빠져 나오라" 하는 것도 헛소리나 진배 없다.

 

결국, 꿈이란 내 자신의 착각이 빚어 낸 혼동이라는 하나의 환상적인 경험일 뿐 이다.

우뇌(관객석)에 있는 내가 무슨 수로 좌뇌(의식계) 속에 들어 가며, 의식계가 어찌 현실일 수 있는가, 이걸 모르면

꿈을 꾸느니, 꿈에 빠지느니, 꿈에서 깨어 나느니 하는 등등의 소리를 하게 된다.   

 

선인들이 "세상사 (거의)모두가 꿈만 같다"고 한 말이 중생의 차원에선 이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어디의 무엇에도 있지 않고 다만 관자(觀自 =관자재 보살)로 있을 뿐 이고,

알고 있는 그 모두가 오직 두뇌 속 의식일 뿐임을 안다면 과연 꿈이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아하, 이게 내 두뇌 속 일이구나....

유아독존인 내게는 아무 일도 생길 수가 없지...

악몽이면 좋겠다고 여겨지면 "앗차, 이게 꿈이겠구나, 눈 크게 뜨고 보자" 하는 훈련으로 익숙해 두기도 하고...

 

이젠 내 상상력으로 "꿈 처럼"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도, 고칠 수도, 바꿀 수도, 닫을 수도 있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