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를 들고자 한다.
이 지구 안에 살고 있는 한 인간인 [내]는,
지구 [전체(自己)]가 아니고, 지구 [표면(自身)}도 아니고, 내가 "알고 있는 지구(自我)"도 아니다.
이 사람의 두뇌 속에서 두뇌를 운전하는 일을 하는 일개 정신기관인 내(自稱)가 어찌,
자기, 즉 이 사람 그 자체(전체)라 할 수 있겠으며,
자신, 즉 이 사람의 몸이라 할 수 있겠으며,
자아, 즉 이 사람의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마음(我意識)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위의 내(自)와, 내 아니(非自)라는 셋에 공통적인 글자가 하나 있으니 바로 자"(自)"이다.
자(自)는 우리 말로 두 가지로 통용된다.
1. 남(他)이 아니라 "제 자신" 이라는 뜻(非他인 自),
2. 남에 의해서(披)가 아니라 "스스로 한다"는 뜻(非披인 自).
1의 뜻으로 쓴다면, 자기나 자신, 자아 모두가 잘못된 단어이다.
그냥 "이 사람", "이 사람의 몸", "이 사람의 제 의식" 이라고 해야지, 그 앞에 자(自)를 붙이지 말아야 옳다.
비유하여 말 하자면, 갑이 을, 병, 정 3인을 앞에 두고서 "을내(내을), 병내(내병), 정내(내정)" 라고 호칭하는것과 같으므로.
2의 뜻이라면 전혀 다른 셋에 같은 호칭(自)을 쓰는 것이니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구별하여 쓰고자 한다.
1. [내], 유일무이한 자칭(自稱)하는 이름이다. (이하의 모든 지칭을 행하는 자 그 者)
2. 자기(自己), 남(他人)이 아닌 이 사람 자체(생명, 신체, 의식, 정신 전체)를 지칭하는 이름으로.(타인과 구별)
3. 자신(自身), 위 자기의 육신을 지칭하는 이름으로,(몸 이외의 것과 구별)
4. 자아(自我), 위 자기의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자기에 관한 의식 일체를 지칭하는 이름으로.(두뇌 속 他意識과 구별)
위의 넷 중에서 자(自)의 뜻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는 유일한 것이 1 내 이다.
[내]는 아무리 2(자기)의 안에, 그 일부로 있어도 자기 자체도, 자기의 육신도, 자기의 의식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내 스스로] 하는 일은, 나머지 위의 셋이 할 수 없는 일 이다.
그런데도 "자(自)"의 뜻을 정확히 구별하여 사용하지 못 하여 혼용되다 보니,
"자(自)"라는 글자가 붙기만 하면, 그게 마치 내(주체) 이고(착각), 내가 스스로 한 일인 것 처럼(혼동) 여겨진다.
그리움, 미움, 탐심, 절망심이 하나 알려지면, 그게 내(自)인 것 처럼, 그 상황이 내 처지인 것 처럼(혼동)된다.
결국 "내(自)"라는 한 글자의 뜻만 제대로 정립하면 인생사 운전에 엄청난 공덕이 되리라 확신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