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倫), 윤리(倫理), 인륜(人倫) 모두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고 규범"이라고 통용되는 단어이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두뇌 바깥에 있는 어떤 사실에 관한 이름이나 서술이 아니고,
사람의 두뇌 속에 정립된 하나의 의식(識과 그에 부가된 意, 합쳐서 意識)이라는 것 이다.
(이하 "윤리"라고 통칭하련다)
때문에, 사람마다에 따라서 그 두뇌 속에 "윤리"(윤리의식)가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도 있다.
두뇌 속에 "윤리"를 품고 있는 사람도 그 내용은 각각이라서 서로 유사하기도 하고 상이하기도 할 수 있다.
첫째, 그 윤리의식의 이름부터가 "윤리", "인륜", "사람의 근본도리", "사람이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등등 갖 가지로 서로 다를 수 있다.
둘째, 그 내용인 이미지(識;기억이나 상상)에 어떤 것이 해당되어 있느냐도 구구각색일 수 있다.
셋째, 그 평판인 마음(意)도 "마땅한",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할", "서로에게 유익할", "개인적 자유에 대한 압박"등등으로 다양할 수도 있다.
결국, 무엇(어떤 작위나 부작위)을 윤리라 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개인의 두뇌 속에 정해진 것 말고는 그 어떤 윤리도 없다.
보편적이니, 일반적이니 하는 말이 있을 뿐, 실제로 보편 타당하다고 동의되고 검증된 그런 윤리는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제 두뇌 속 윤리 밖에는 모르면서, 그걸 그 누구에게나 적용하여 재판하는 윤리심판관인 것
처럼 행세하기 일쑤다.
그 일례가 바로 [내로남불]이다.
그렇다면 천륜(天倫)은 또 무엇인가?
부모와 자식간, 그리고 형제간(요약하자면 혈연의 농도가 짙은 관계)에는 저절로 지켜지는 도리같은 것이 있다고,
그걸 천륜이라고 한다.
그런데 묘한 것은,
한편으로는 본래부터 타고 난 것 이라서 저절로 지켜진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키지 않는 일이 적지 않다고 알고- 천륜에 위배하면 천벌을 받는다 운운한다.
다, 천륜(2촌 이내)이라는 것의 정체를 정확히 몰라서 하는 소리거나, 아니면 가족관계를 화목하게
하려는 술책(?)에서 나온 강요적 발상인지도 모르겠다. (효, 제사의 배경이 아닐는지...)
하늘이 정했다, 하늘이 벌한다고 겁을 주는.....
천륜이건, 인륜이건 다 사람의 두뇌 속에 형성되는 후천적 의식이지 그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부모와 자식(1촌)간에 애틋한 정이 있다?
내 분신(자식)이고, 나를 낳은 본신(부모)이라고 알고 어릴 때 부터 양육하고 양육되는 과정에서의
의식적 연대가 제7 심의(心意)에 형성된 것이 부자지간, 형제지간의 정(情)이라 불리우는 호의(好意)이다.
그게 아무리 강고해도 후천적 의식이기 때문에, 후천적인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그 "천륜"마저도
하루 아침에 웬수처럼 되는 일도 더러 있쟎던가?
하늘이 정한 윤리도 아니고, 보편적인 인륜도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어떤 일방적, 강요적 윤리를 부정한다.
"부모니까 무조건 자식에게 헌신적, 희생적이어야 한다"는,
"자식이니까 무조건 부모의 은혜에 최선을 다하여 효도해야 한다"는 식의 윤리를 지극히 비윤리, 반윤리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냥 남과 같이 대접하고 지내라는 것도 아니다.
서로 마음을 맞추기 어려우면, 무리한 부담을 지우지 않고, 서로를 해치지 아니하면서 불가근 불가원 할 수도 있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영원히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지는 않으면서 살 수도 있으리니...
늙은 부모에게 의존하여 패악질을 하는 자식,
형편이 어려운 자식에게 의존하여 짐이 되는 부모,
그런 관계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미리 예비하면서 살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