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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의 뜻이 무엇인가?

나 아닌 내 2021. 3. 2. 12:18

언젠가 "내 탓이오 하기" 운동이 펼쳐 진 적이 있다.

어떤 종교 단체의 몇몇 교역자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그런데 당시에는 "내 탓"이라는 말이 "남 탓"이라는 말과 반댓말이라고 알고는,

제대로 다 안다는 듯이 여기고(여겨지고?) 있었는데,

근자에 이르러서 그 뜻을 확인코자 해 보니 너무나 엉터리 앎에 빠져 있었음을 알겠더라.

 

가장 기본적으로 "내"라는 이름이 과연 무엇이, 무엇을 지칭하는 이름인지 부터 캄캄 절벽이었으니...

내, 나, 자기, 자신, 아무개 자식, 아무개 부모, 어느 직장장, 성명 등등으로 어지럽게 혼용되고 있으니....

짧지 않은 시간을 거쳐서야 나름대로 "자기", "자신(내)", "나" 라는 말의 뜻을 구별해서 정립해 볼 수 있게 되었다.

 

1. 사람의 두뇌 속에서 의식을 아는 일을 하는 주체를 [내(自)} 라고 하고,

2. 그 [내(주체, 자신)] 앞에 등장하는 자기라는 사람에 관한 의식의 일부나 전부를 "나(我, 他, 客)"라고 하고,

3. 위의 [내]와 "나"가 들어 있는 두뇌를 포함하여 그걸 담고 있는 육신과 생명등 일체를 [자기]라고 구별케 되었다.

 

"자신(自身)" 이라는 말을 위의 1에 붙여서 [내 자신}이라 쓰기도 하고,

위의 2에 붙여서 "나 자신"이라 쓰기도 하고,

위의 3에 붙여서 [자기 자신]이라 쓰기도 하니, 그 또한 제대로 구별하지 않으면 혼란스럽다.

 

위의 1.2.3중에서 의식 다루기를 담당하는 기관은 위의 1 (내 자신) 뿐이다.

의식을 새로 만들기, 있던 의식을 고치기, 다르게 바꾸기, 취하고 버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관이

바로 -사람의 두뇌 속 정신이라고 하는- [내 자신] 뿐 이다.

 

컴퓨터속 정보와 판단과 유사한 의식의 하나인 "나 자신"은 일개 피조물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의식이 의식을 다룰 수가 어찌 있겠는가?

 

물론, 위의 3에 해당되는 [자기 자신]이 위의 1과 2를 제 두뇌 속에 품고 있으니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정신과 의식의 주인으로서 책임이 없다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구상에서 펼쳐지는 모든 죄는 그 모든 걸 거느리고 있는 "지구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 처럼 그 어떤 실속도, 실익도 없다. (오히려 정신이, 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간교한 술책이거나 우매에서 나오는 헛소리에 다름 아니다)

 

이제 "내 탓"에 있어서의 "내"가 의식을 다루는 자유와 책임이 전적으로 있는 정신(즉, 내 자신)이라는 것 으로 확정했으니, 다음은 "탓"의 뜻은 무엇인가를 밝힐 차례이다.

 

어떤 결과가 발생하지 않거나, 다른 결과가 발생하겠금 할 수 있었는데, 그걸 사전에 차려서 알기를 하지 않았거나 못 한 것이 내 책임이라는 뜻 이다.

따라서 내 탓이라 할 때는 "내가 다르게 할 수 있었다"는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이후에도 내가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일에 "내 탓이오" 하는 것은 오히려 책임을 질 수 없는 자가, 책임을 지는 것 처럼 하여 혼란만 조성하게 된다.   

부모니까, 자식이니까, 정부니까, 대통령이니까, 형이니까 "당연히 내 탓이오" 함이 무조건 당연한가?

 어쩌면 그와 같은 "사이비 내 탓 타령을 잘못 한 것이 내 탓이오" 해야 할 일이 적을까?

 

제가 할 수 있었으면서 하지 않고도 "내 탓이오" 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지만,

제가 할 수 없어서 하지 못 한 것을 "내 탓이오" 하는 것도 잘못이다. 

각 자가 모두 제 탓을 정확히 챙겨서 알고 실행하는 일에 혼란과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