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아는 주체 스스로라 함은,
아는 일을 하는 자 스스로의 자칭이다.
따라서, 홍길동이란 사람(그 정신)이 정수동을 보고 "저 사람이 아는 일을 하는 주체이다"
라고 할 때의 저 사람(정수동)은 "아는 주체 스스로"에 해당되지 않고,
그렇게 아는 홍길동이란 사람의 정신이 "스스로 아는 주체"이다.
다른 생물은 몰라도, 사람은 개인마다 두뇌 속에 오직 하나뿐인 "스스로 아는 주체"가
있어서 갖 가지를 알다가, 잠들면 (그로선) 아무 것도 모른다.
아는 주체가 없으면 알려지는 객체도 있을 수 없으므로.
여기서 아는 주체와 알려지는 객체가 "있다", "없다"는 말은
두뇌 외부에 사실로서의 존재 여부를 말 하는 것이 아니다.
두뇌 속에 주체인 정신과 객체인 현현(現顯)의식이 정신의 잠, 깸에 따라서
-주체와 객체로서- 있다가 없다가 한다는 뜻 이다.
이 사람에 속해 있는 "오직 하나뿐인 아는 주체"를 스스로 칭(自稱)하여 [내]라 하자.
[내] 앞에 현현해 있는 모든 의식은 그 이름이 무엇이건, 그 근거가 무엇이건
[내]겐 남(他)인 객체이다.
두뇌 속에서 [내]게 들려오는 "자기를 사랑하자"는 강렬한 소신도 [내] 아닌 "남의 소리"이고,
"나 같은 건 죽어야 해" 하는 원망, 분노, 절망적인 외침도 [내]아닌 "남의 소리"이다.
그 것들이 아무리 같은 이 몸의 두뇌 속에 [내] 가까이 있고, 그 이름이 "나 자신", "내 자신"
이라도 [내]게 알려지는 한, 바로 그(알려진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 것은 [내] 아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용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주체, 객체와 크게 다르다.
스스로(自), 실제로 주체로 행세하는 자 만을 주체라 하고, 남에게 주체로 알려지는 자는
(알려지는 객체일 뿐) 주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의 진정한 의도는
첫째, 오직 하나뿐인 주체인 [내] 스스로의 깨달음(自覺)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고,
둘째, [내]게 알려지는 사이비 주체인 "나의 의사, 의향, 의견, 의욕, 의지, 판단, 선택, 결정"
등등의 거의 모두가 주체인 [내] 아닌, 객체인 "나의 것"에 불과하므로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고,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숙지함에 도움이 되고자 함 이다.
글(말)의 뜻(실질)을 표현(형식)하기가 참으로 어렵고도 어렵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