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좀 차려라,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나,
바빠서 정신이 없다는 등등의 "소리"들을 더러 듣는다.
왜 그런 "말" 이라고 하지 않고 소리라 했느냐고 묻는다면,
형식으로는 말(글) 이지만, 그 실질(두뇌 속 意識)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여겨져서다.
"정신"이, "정신차려"가 무슨 뜻 인지 물으면
- "모르겠다" 하거나,
- "정신이 정신이고, 정신차려가 정신차려지" 하는 것 말고는 대답이
없을 것 같이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답 하련다.
말의 뜻은,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의식(意識)일 뿐 이다.
남이 알고 있는 뜻은, 그 사람(남)의 두뇌 속에 있는 뜻 이고,
사전에 실려 있는 뜻은, 그 사전 속에 있는 뜻 이다.
따라서 "정신"이라는 같은(하나인) 말을 놓고,
내가 아는 뜻, 그대가 아는 뜻, 사전에 실려있는 뜻이 다를 수 있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내가, 그리고 그대가 사전에 있는 뜻을 그대로(같이) 각자의 두뇌 속에 기억해
두고 사용하지 않는 한은 셋의 일치를 기대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일 이다.
고로 필자가 제시하는 이하의 뜻은 이 몸의 두뇌 속 뜻(意識)에 더도, 덜도
아니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뜻 이나 사전에 실린 뜻과 다르리라 확신한다.
그렇게 다르니, 다름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다름으로 남을 수 밖에.
정신(精神) : 맑은, 맑다는 우리 말에 해당되는 정(精)과 신 이라는 우리 말에
해당되는 신(神), 두 글자의 복합으로 이루어 진 단어이다.
귀신이라는 우리 말에 해당되는 귀(鬼)와 신(神)의 복합어인 귀신(鬼神)과
상대적인 뜻 이기도 하고....
"신(神)"을 여기서는 아는 일과 관련되는 온갖 일을 할 수 있는 기관을 지칭한다.
모든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에도, 식물에도, 어쩌면 극미의 [바이러스]도 포함하는
모든 생명체에 그 나름의 신이 있으리라고 필자는 추리해 본다.
생존을 지속하려면 그 수단과 방법을 알아야 하니까.
다른 사람의 신(神)은 물론이고 이 몸 안의 신(神) 조차도 내가 대(對)하여 알 길이
없다.
그런데 남의 신(神)은 과학적, 의학적으로 "이 것 이구나" 하고 알 수는 없을지라도,
"여기(이 부근)에 신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는 알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리라 본다.
신체의 어느 부위를 어떻게 건드리니 "잠 들었다, 깨어 났다"를 하는 그 부위에......
그렇지만 이 몸 안의 신은 내가 일 길이 전무하다.
단지, "지금(이전)까지 (내가, 정신이) 잠 들어 있었구나", "지금 내가(정신이) 깨어 나와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을 뿐 이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내 자신을 잘 안다"는 맹신적 확신에 빠져 있다.
"내가 정신이라는 것을 내가 안다"고 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아니까 ......" 뿐이면서.
아는 내(주체)가 무엇이고, 내가 아는 것(객체)이 무엇인지 아는 이 거의 없다.
그저 "내가 내 이지, 내가 아는 것이 아는 것 이지...." 할 뿐이면서....
그러니, 내가 두뇌 속 정신이고, 내가 아는 것이 두뇌 속 의식이라는 내 주장이
어찌 쉬 통하리오
정신을 차리려면, 차리는 일을 할 자(주체)와 차려야 할 대상인 정신(객체)이
명확해야 한다.
또, 내가 "정신을 차리자" 하고 그 일을 하려면, 최소한 [내(주체)}와 정신(객체)이
구별되어야 한다.
만약에 내가 정신이라면, 하나인 내가 동시에 주체와 객체일 수 없으니 정신을
알기도 못 하는데, 차리기를 어찌 하리오.
그래서 남으로 부터 "정신차려라"는 소리를 아무리 들어도,
내 스스로 "정신 차리자"는 소리를 아무리 자주, 강하게 외쳐도 뜻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다만, 내 스스로의 주의력(注意力)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수는 있겠지만...
따라서 "정신차려", "정신 차리기"의 뜻은, 신(神) 스스로(自)의 깨달음(覺)으로,
그 신(神)이 앞에 붙어(?) 있는 귀(귀신의 鬼)를 떼어서 버리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이름(我名(을 알면서, 그 이름을,
아상(我相)을 알면서, 그 모습을,
아의(我意, 我心)를 알면서, 그 마음을, [내(自)] 라고 아는 착각과 혼동에 빠지게 되면,
그 것들이 내(神) 앞에 귀신(鬼)처럼 붙여져서 귀신처럼 행세하게 되다가,
스스로 깨달음(自覺)으로 그런 착각과 혼동에서 벗어나서 본래의 신(神) 상태로
맑아진 것 처럼 된다고 정신(精神)이라 할 뿐 이다.
신(神) 본연의 상태로 그냥 있거나,
깨닫지 못 하여 착각과 혼동에 빠져서 귀신인 것 처럼 있거나,
스스로 깨달아서 귀신처럼인 옷을 벗고 본래의 알몸같은 신으로 있거나,
그 본질에는 하등의 변화도 없다는 뜻 이다.
그래서 본래부터 붓다(佛), 그 몸 그대로가 붓다(즉신성불), 그걸 단번에
깨달음(돈오), 모든 괴로움이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는(금강불괴) 경지 등등의
주장이 그런 근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