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知)이 성립되려면 주체, 아는 일, 아는 대상(객체)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첫째, 주체가 깨어 나 있지 않으면 아는 일이 있을 수 없으니.......
둘째, 주체가 깨어 나 있더라도 아는 일을 하지 않으면 역시 아는 일이 없으니....
셋째, 주체가 깨어 나 있으면서 아는 일을 하려고 해도, 알 대상(객체)이 없으면
역시 앎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중에서 무엇을 가장 근본이고 핵심이라고 보아야 올바를까?
예컨대, "내가(주체) 아는(행위) 홍길동이라는 이름의 사람(대상)"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는 "것(대상, 객체)"만 알 뿐,
아는 자 스스로와 그 행위의 중요성은 고사하고,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내 자신(주체)의 행위(아는 일)의 산물에 불과한 "앎의 내용" 밖에는 모르는채로.
그 결과로,
아는 주체인 내 스스로 아는 일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점,
아는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목적, 기준, 수단, 방법) 할 것인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예컨대, 내가 아는 "그 고마운 사람"이나 "그 지독히도 미운 사람"이라는 앎(知)을,
주체인 [내] 스스로(自) 주도하여 행하고, 중도에나 사후에 고치고, 바꾸고, 무효화
할 수 있는데도, 오히려 [내]게 알려진 "앎"에 [내]가 종속적으로 지배당하는 듯
덫에 걸리는 일이 부지기수로 흔하다.
모든 "앎(知)"의 원천인 [내] 스스로의 정체를 깨닫지 못 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부여된 자유(自由)와 자책(自責)이라는 본분을 알지 못 한다.
그 결과 앎을 자기 인생에 필요 유익한 방향으로 목적적, 주도적으로 활용하지
못 하고, 오히려 피동적으로 알려지는 종속적으로 맹신, 맹종하는 반역적
행태가 비일비재 하다.
[내]가 자기(이 사람)의 무엇일까?
[내]를 만들어 놓고, 내게 시키는 본분이 무엇일까?
[내] 아는 일을 누구의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이행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