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두뇌 속에 정신과 의식이 함께(同居)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만 사색해 보아도
차려서 알기(소위 "알아 차리기") 어렵지 않다.
[내] 자신이 바로 그 정신이고, [내]가 아는 것 일체가 오직 의식(소위 "마음"이라는 것)이라고만
알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를 "천상천하 유악독존"([내]가 유일하다는 뜻이지, [내]만 존재한다는 뜻 아님) 이라
고만 알면 그게 바로 맑은 정신(精靈)으로서의 자각이고,
그걸 모르고, "알려지는 자기 자신(두뇌 속 我意識)"을 [내]라고 아는 것이 바로 착각이다.
자각하건, 착각에 빠져있건 순수한 본래의 정신이긴 마찬가지지만, 착각에 빠져서
스스로 알기로는 -정신이 아니라- 일종의 귀신같으니 천양지차다.
예컨대, 두뇌 속에 떠 올라있는 "미움의식 하나"를 대(對)하여 아는 [내]는,
그 "미움의식"도 아니고, 그 "미움의식"속에 등장하는 '나'(주인공)도 아닌 순수한 정신이지만,
그 순수한 정신으로서의 자각이 없으면, [내] 앞에 등장해 있는 '나'를 [내] 자신인 것 처럼
착각에 빠지게 되니, 비유하자면 순수한 정신이 귀신 의상을 입고 스스로 귀신인 것 처럼
아는 것과 같지 아니한가?
또, 꿈을 보는 [내]가 꿈 속에 있는 '나'일 수가 없지만, 꿈을 보는 [내]라는 자각이 없으면,
꿈 속의 '나'를, 그걸 보고 있는 [내] 자신으로 착각에 빠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 사람의 안 에서 [정신]과 일종의 [로봇]과 같은 의식적 구조물(?)이 동거하는 유형에
동거하고 있다.
소위 개인적 "성질", "성격", "성향", "취향", "습성", "버릇","마음씨", "기질", "가치관", "인간성"
등등이 [프로그램된 로봇]과 같은 것 이다.
그 사람의 정신과 [로봇]의 관계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정신이 [로봇]을 자기 자신(주인)처럼 맹신, 맹종하는 [로봇] 주도(?)의 수직적 유형.
의식에서 하자는 일은 하려고, 안 하자는 일은 안 하려는 식으로 살려고 한다.
그래야 자유롭고 편하다고, 그렇지 않으면 부자유스럽고 불편하고 괴롭다고 안다.
자기(사람) 자신(정신)이 그런 [로봇]의 수단이나 도구로 전락되는 것 같은 일이 예사로 펼쳐진다.
2. 정신과 [로봇]이 상대적으로 얽혀서 갈등, 대립하는 화쟁(和爭)적 유형.
상대적일 수 밖에 없는 마음과 마음이기 때문에, 상황(때와 장소)에 따라서 서로 조화를 이룰 수도
있고, 불화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3. 정신이 그 사람을 위하여 [로봇]을 자유자재로 통제하여 활용하는 사람위주의 수직적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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