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육신을, 그 속에 두뇌를 가지고 있다.
육신은 그 바깥인 세계에 속해 있고,
두뇌는 그 바깥인 육신에 속해 있다.
편의상 육신이 속해 있는 세계를 외계(外界)라 하고,
두뇌 속에 있는 의식계를 내계(內界)라 하자.
그 두 세계는 두뇌를 경계로 하여 한편으론 내계<->두뇌<->육신<->외계로-
이어 져 있고, 다른 한편으론 차단되어 있다.
두 세계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두뇌 속(내계) 그 어떤 의식도 직접 낼(出)
수가 없고, 두뇌 바깥(외계)의 무엇도 직접 들일(入) 수가 없다.
두 세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바깥에 관한 정보(識)가 내계로 들고,
속의 마음(意, 意思)이 기호(언어 문자)로 외계로 나간다.
종합하자면 두 세계가 서로 완전히 연결되지도 않고, 완전히 차단되지도
않고 있다.
불완전하게 연결, 차단되고 있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거나 못 하면 크나 큰 혼란에 빠지기 쉽다.
내계를 외계와 같다고 알거나, 내계를 알면서 그게 외계 그대로를 아는 것
처럼 혼동에 빠지고,
외계를 전혀 모르면서 모르는 줄도 모르고, 내계가 외계인 줄 혼동에
빠지게 된다.
내가 눈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들의 무엇을 보고, 그들의 무엇이 보이고 있는가?
a. 외계의 그들 자체일까, b. 그들에 관한 내계의 정보일까?
지금 보(이)는 것 이건, 기억이라고 보(이)는 것 이건, 상상이라고
보이는 것 이건 그 모두가 냬계의 정보(識)일 뿐 이다.
그렇지만 사람들(그 정신)이 알고 있기로는 어떨 것 같은가?
첫째, 두뇌 속(내계의) 정보(識)를 보고, 그게 보이는 줄 모른다.
둘째, 두뇌 바깥(외계)에 있거나, 있었거나, 있을 것을 보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셋째, 두뇌 속(내계)에 정보(識)로 떠 올라 있어야만, 그 정보(識)
그대로만 알고, 알게 될 뿐임을 모른다.
이는 자기 자신에 관해서나, 눈 앞의 타인에 관해서나 꼭 같다.
내계와 외계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외계의 일부를 정보(識)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내계이다.
2). 내계의 마음(意)을 어떤 식으로던지 표현(실행?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외계이다.
이 두 세계의 관계가 조화로우면 그 사람의 삶이 순탄하고 효율이 높지만,
관계가 조화를 이루지 못 하면 그 사람의 삶이 시련과 난관에 처하기 마련
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의 무엇이, 어떻게 해야 두 세계의 관계를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