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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親舊)"라고 친구(親仇)하는 줄을.....

나 아닌 내 2023. 12. 1. 09:12

에전(舊)부터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을 "친구(親舊)"라 하는데 그런 뜻은 매우 부실(不實)

하다.

단적으로 술친구, 도박친구, 마약친구도 친구라 하고, 30년 전에 같은 학교, 학년에 다닌

것 만으로 -서로 기억조차 없어서 모르는 사이도- 친구라 하기도 하니까.

 

어쨌거나 두뇌 속 어떤 사람 정보(識)에 "친구"라는 딱지가 하나 붙으면 호의적인 마음(好意)이

연결되는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친구지간에....." 다음에 친밀하게 상대해야 마땅하다는 마음(當意)이 연결되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결과가 어떨는지 여하는 진지한 고려의 대상조차 안 되고 즉흥적인 압력으로

작동한다.

접대도 후하게, 차비도 넉넉히, 현금도 두둑히, 보증도 서슴없이 등등등....

 

그런데 정상적인 친구라 하면 쌍방에 공통적인 친구의식이 형성되어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고 일방에는 친밀한 친구의식이 있는데, 상대에게는 형식적으로 "친구"라는 

말만 있을 뿐 특별한 우정이 발동될만한 유대, 연대의식이 없는 경우도 있다.

 

30년 전의 이야기다.

이름을 들으니 기억이 나지만, 친히 지낸 일도 없었던 동기생이 30년만에 찾아 왔다. 

모종교의 X사 명함을 내밀고는 공원묘지 사업을 한답시고 투자를 하란다.

경제적 형편도 어려웠지만, 여유가 있었더라도 정중히 사절했을 것 이다.

나중에 들은바로는 좋지 않은 평판이 여간 아니었었고......

 

친하게 지내는 데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당연하다 답하리라.

목적이 없으면 친밀하지 않아도 그만이니까.

물론, 그 목적이 자기나 상대의 삶에 도움이 될만한 일에 관해서 친히 지내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자기는 물론이고 상대인 그 사람 에게도 무익 유해한 소위 "원수(仇)" 같은 일에

친밀(親仇)하다면 아무리 "친구"라고 확신해도 원수를 가까이 두고 친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원수같은)친구"가 바로 우리네 두뇌 속에 적지 않게 있을 수 있다.

참으로 오랜 예전부터 마치 터줏대감처럼 굿게 자리잡고 있는 습성와된 의식이다.

수십년 동안 불화를 지속해 오는 부모 자식간, 형제자매간, 부부간 불화와 갈등의

원인이 바로 그런 뭔수같은 마음과 친밀에 빠져있는 우매한 정신이지만,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