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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自暴自棄) 아닌, 자포자기(自抛自己)

나 아닌 내 2024. 4. 30. 23:41

통상적으론 "자포자기"를 自暴自棄라고 쓴다.

대체로 "스스로(自) - 폭발(暴)하듯- 자신(自)을 돌보지 않고 내 버림(棄)"으로 풀이 한다.

 

여기선 한글로는 같은 '자포자기" 이지만 뜻은 전혀 다른  自抛自己라 쓰련다.

"스스로(自) 내 던져 버리듯 한다(抛), 자기(自+己)를" 이라는 뜻 으로.

여기서 핵심은 스스로(自)라는 주체, 그의 선택인 던져 버림(抛)이라는 행위,

던져버릴 대상인 "자+기=自己"의 정체이다.

 

먼저 스스로(自) 내 던지는 일을 선택할 자가 무엇인지 -알지는 못 해도- 깨닫기는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스스로 자기를 내 던질 수 있고, 그리 해야겠구나..." 하고 알고

실천할 수가 있으므로.

 

다음, "내 던진다는 일"이 외부의 어딘가에 들어 있던 것을 꺼내어서 던진다는 뜻이

아니라, 두뇌 속에 있는 "자기"를 무효라고 선언하여 없는 듯 제대로 정리하겠다는

선언이다.

 

끝으로, 내 던질 대상인 "자기"는 [내](自)와 자기(己)의 합성어이다.

먼저 뒷 부분인  자기(己)는 그 본인 자체가 아니라,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자기라는 사람에 관한 의식을 "자기(己)", "자신(身)", "나(我)"라고 하는 것 이고,

다음 앞 부분인 자(自)는, 자기(己)를 내 던져 버릴 [내] 스스로를 뜻 한다.

 

정확히 구별하자면, 앞의 스스로(自)는 뒤의 자기(己)를 내 던져 버릴 주체이고,

뒤의 자기(己)는 내가 내 던져버릴 대상이라 전혀 다른 각각으로 더 이상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사이(관계)가 아니다.

 

이 둘을 정확히 구별하여 알지 못 하면 주체인 [내(自)]가 대상인 자기(己)인줄

착각에 빠지거나, 의식적 주인공에 불과한 그 자기(己)를 실재하는 본인인 것

처럼 혼동에 빠지게 된다.

이 착각과 혼동은 드문 일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인류에 보편적인 상황이다.

 

바로 이 착각과 혼동의 산물이 환상적인 "자기(自己)"이다.

자기(己)라는 사람에 관한 의식(我意識)인 '나'를 "자기(己)"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모르거나 망각하면 그게 [내] 스스로(自)에 붙어서 -즉, 내(自) + 나(我)로

[내]가 된 것 처럼 착각, 자기(己)라는 사람 그 자체인 것 처럼  혼동이 발생한다.

 

쉽게 하나의 비유를 제시한다.

지금 이(此岸) [내] 앞 저기(彼岸) 의식계에, "30년 전 초딩 시절에 극심한 폭력과

따돌림을 당한 무서운 기억(意識)이 떠 올라 있어서 [내]가 안다고 가정하자.

지금의 [내]와 그 것(의식)이, 두뇌 속에서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그 둘은 전혀 다른

각각이다.

서로 붙을 수가 없고, 그러니 떼어 내거나 떨어 져 나갈 일도 없다.

 

이상은 [내]가 제대로 알건 모르건, 착각이나 혼동에 빠져서 알건 그 본질은 불변이다.

그런데도 [내] 스스로(自)의 깨달음(覺)이 없으면(不覺), 건너 편에 있어서 알려지는

대상인 그 '나'(我意識)가 [내] 자신인 것 처럼 착각에 빠지고, 나아 가 그 것이

자기라는 사람 그 자체인 것 처럼 동일시에 빠지게 되는 일은 거의 보편적이다.

그 것이 바로 "자기(정신인 내 + 나 의식)" 이라는 환상이다.

 

이 환상을 환상인줄 차려서 아는 방법이

먼저 [내] 스스로(自)의 깨달음(覺)으로 '자기(自 + 我)'에서 떨어 져 있음을 확인

하는 일 이다.

 

그러면 저절로 "아하, 내(自)가  30년전 기억이 떠 오른 것을 보고(알고) 있구나,

저걸 어떻게 다루면 자기(己) 인생에 무해 유익할까?" 하는 질문을 두뇌에 할

수가 있게 되고, 그 후의 문답을 거쳐서 "지금은 전혀 쓸모 없는 기억이니, 그걸

연연(連緣= 조건삼아 연결)함은 무익 유해로만 쓰일 데가 되니 폐지한다"고

명영할 수가 있게 된다. 

 

우리네의 두뇌 속에는 온갖 의식과 그것들의 조합으로 이루어 진 사고, 상념들이

형성되어 있다가 어떤 계기가 생기면 떠 올라서 [내]게 알려진다.

그럴 때 그걸 다룰 주체가 [내] 자신인데, 그 상념 속의 주인공을 [내] 자신(착각)

내지는 자기(사람)라고 혼동에 빠지게 되면 다룰 주체가 -엄연히 있는데도- 없는

것 처럼 된다.

 

근심, 걱정, 불안, 불평, 원망, 그리움,미움, 여한 등등의 모두가  바로 여기서

"자기(自 + 我)" 라는 착각과 혼동의 산물인 환상 놀음이다.

모르면 도무지(道無知 = 길, 방법을 모름) 풀 수가 없고, 알면 너무나 쉽게

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