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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체]와 '내 정체'

나 아닌 내 2024. 5. 8. 03:31

내가, 내 정체가 무엇이지? 하고 스스로 묻는 내가 무엇일까?

네가, 네 정체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려는 내가 무엇일까?

 

위의 물음에 "내는 ㅇㅇㅇㅇㅇㅇ 이다" 하는 대답(a), 그걸 하는 자(b)는

무엇이고, 그런 대답을 스스로 듣고 아는 자(c)는 무엇인가?

 

위의 각 분장에서 [스스로] 하는 자가 [내] 이다.

그리고 그 스스로에게 알려지는 것은, 그 것에 아무리 내, 내 자신이라는

이름이 연결되어 있어도 스스로 알려지는 자가 아니다.

 

예컨대, [내] 앞에 등장해 있는 앨범 속 사진은 그 이름이 무엇이건 [내]

스스로가 아니라, 주체인 내 스스로에게 알려지는 객체에 불과하다.

 

[내 정체]라 표기한 것은, [내 스스로] 알려는, 아는 주체이지, 결코

[내 스스로]에게 알려지는 객체가 아니다.

[실존하는 내] 그대로이다.

 

반면에 '내 정체'라 표기한 것은, [내 스스로]에게 알려지는, 알려진

객체일 뿐 스스로 아는 주체일 수가 없다. 

'의식되어 있는 내' 이다.

 

1. 눈 앞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실존)

2. 그 것을 접촉한 시각정보가 있다.(眼識, 色像)

3. 그 정보에 상대적 언어가 연결되어 있다.(意, 心)

4. 위의 2와 3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1 이라고 한다. (말, 글)

 

사람이 안다고 말 하는 '그 소나무(4)'는 위 1의 실존 그대로가

아니다.

 

위의 4(말, 글)는 1 (실존 그대로)일 수가 없고,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같을 수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정신은 제가 아는 그대로(의식, 그 표현인 언어)가

실존 그대로와 동일시 되거나 실존 그대로라고 알고 있다.

 

정체를 알 길이 없는 사람이 혹은 정체라고, 혹은 정체가 아니라고

하면서 정체를 잘 아는 것 처럼 맹신에 빠져서 허우적 거린다. 

 

갑이 을 에게 말 한다.

"내, 너를 잘 안다, 이러 저러한 사람인줄 모를 줄 아냐고 !?"라고.

 

그런 소리를 들은 을이 갑에게 말 한다.

"그건 네가 아는 나 이지, 내가 아는 나도 아니고, 실존하는 이 사람도

아니다, 그 정도도 구별할 줄 모르냐고 !?" 

 

"우리는 너 나없는 나그네"가 아니라,

자기(실존)도 모르는 줄 모르면서 남도 -제 의식대로만 알면서- 실제

그대로를 안다는 듯 맹신에 빠져서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