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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증회고(怨憎會苦)에 대한 세 가지 풀이.

나 아닌 내 2024. 10. 1. 20:07

불가에서 생노병사(生老病死)를 전사고(前四苦)라 하고,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온성고(五蘊盛苦) 넷을 후사고(後四苦)라 한다.

그 후사고 중에서 怨憎會苦를 우리 말로 풀이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견해가 있다.

1. 중국어를 그 순서대로 우리 말로 직역하는 식으로 풀이한다.
"원망하고(怨) 미워하는(憎) 사람과 함께 하는(會) 괴로움(苦)" 이다.
시중에 진열되어 있는 관련 서적들 대부분이 이런 견해를 따르더라.

2. 위협적, 또는 체념적인 뜻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원한 가진(怨憎) 사람과는 반드시 만납니다(會) ..그래서 괴롭다(苦)"
원한을 짓지 말라는 위혐임과 동시에,
이미 원한을 지었으면 괴로움을 피할 수 없다고 체념하라는....

3. 목적적, 합리적, 효율지향적인 해석도 있다.
함께 하는(會)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니까(怨憎) 시정하라고
내면의 주인으로 부터 내리는 채찍이 괴로움(苦) 이라는.

먼저,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이유나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검토해 보자.

1). 설마 "원망하고 미워하려고 함께 한다?". (습관적 시비꾼, 바가지꾼)
2). "함께와 따로를 가상하여 평가해서 비교해 보니 함께가 나아서"(00
때문에 참고 산다는 이유나 목적)
3). 위 2)의 경우 따로가 낫지만 "도무지*(道無知=길, 방법을 몰라서)
실행할 수 없어서 함께 한다" (정신적으로 나태한, 무책임한, 우매한)
4)."물리적으로 함께 할 수 밖에 없어서" (예 : 군 복무자, 수형자등)

위의 4)는 논외로 한다.
1)도 치료나 감호, 처벌의 대상일 뿐 논의 할 대상이 못 된다.
3)의 경우는 정신 수준의 문제일 뿐 이다.

결국 남는 것은 2)의 경우 뿐 이다.
따로 하는 것 보다 함께 하는 게 나아서 함께 하면서,
마치 함께 함을 싫어하는데, 함께 하는 것이 괴로운 것 처럼
알고 있으니 오해, 오판이 아닐 수 없다.

자, 위 2)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원증회고에 관한 처음의 세 가지
해석중 과연 어떤 해석이 무해 유익할까?
단연 3), 즉 목적적, 합리적, 효율지향적 해석이 아니겠는가?

함께 할 필요가 크고, 따로 하기 매우 어려운 부자(모녀), 부부,
형제간에 원망하고 미워할 필요(그 실익)가 과연 무엇일까?
그게 함게 할 필요보다 크다면, 원망과 미움이 발생하기 전에
과감히 따로 함이 두루 무해하리라.

따로 함이 불필요 내지 유해하다면 원망과 미움을 청산하고
의식적으로 자타일체를 이루는 작업부터 해야 하리라.

결론적으로,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함께 하여서 괴로움"이 아니라,
함께 하지 말아야 할 사람과 함께 하면서 원망하고 증오하
여서 괴로움" 이거나,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 원망하고 증오하
여서 괴로움" 이다.

애별리고, 구부득고도 마찬가지 이치로 풀이함이
필요, 유익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있어서 괴로움이 아니라,
따로일 수 밖에(그래서 실제로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려니 괴로울 수 밖에.
가져 질(그래서 구할) 수 없는 것을 구하려니 괴로울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