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나열해 놓은 다섯 중에서 이 글을 읽고 아는 일을 하는 것은
오직 하나뿐 이다.
오직 [내] 스스로(自)만이 본인(己)을, 육신(身)을, 마음(意識)을,
나(我意識)를 알 수가 있을 뿐, [내] 이외의 그 어느 것도 스스로
아는 일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것은 약간의 주의 깊은 탐구만
으로도 쉽게 차려서 알 수가 있다.
[내]가 위의 넷을 안다는 것을 좀더 자세히 말 하자면,
아는 주체인 [내]가 알려지는 객체로서의 넷을 안다는 뜻 이고,
따라서 [내]와 그 넷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하나로 합쳐지지
않으니 가깝다 멀다 한다고 달라질 것이 실제로는 전혀 없다.
그런데 그 넷이 [내]게 붙어서 잡고 잡히는 식으로 밀착되거나,
심지어는 합쳐져서 하나로 되는 일이 있을 수 없는데도, [내]가
그 것들과 결합되어 그 것들이 [내]인 것 처럼 되는 일이 흔히
벌어진다는 걸 아는 이 극히 드물다.
그런 -제대로 알고 보면 해괴망측한 일이- 모르는 중에 예사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자기(自己), 자신(自信), 자의(自意), 자아(自我)
라는 착각과 혼동의 산물인 환상이다.
자기(自己)는 "내가 본인", "본인이 내"라는 환상이고,
자신(自身)은 "내가 이 몸", "이 몸이 내"라는 환상이고,
자의(自意)는 "내가 이 마음", "이 마음이 내"라는 환상이고,
자아(自我)는 "내가 나", "나가 내"라는 환상이다.
이런 환상의 정체는 착각과 동일시의 산물이다.
[내]가 본인(己)을 보(알)면서, 주체와 객체로서의 구별을
못 하기 때문에 주체로서의 [내] 자각이 없이, 본인(己)이
[내]라고 여겨지는 착각 내지는 동일시(同一視)에 빠져서
발생하는 환상이다.
두뇌 속 작은 정신 하나가, 본인 그 자체(전체)라니......
[내]가 보(아)는 주체로서 알려지는 객체인 육신(身)을
[내]라고 가리키거나, "내몸(自身)"이라고 하는 것도,
[내]가 마음을 보(알)면서 [내]라 여기거나,
"내 마음(自意)"이라 하는 것도,
[내]가 기억이나 상상속 '나의 모습과 주장"을 "자아(自我)"라
하거나 "이 주장을 하는 나(我)가 내(自)"라 하는 것도 모두가
착각과 혼동의 산물인 환상에 속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착각과 혼동의 산물인 환상(일종의 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지극히 단순한 하나 뿐 이다.
[내] ! 라고 소리없이 외치고, [내]가 알려지는 일체와 따로 있음
(獨存)을 확고히 선언하는 것 뿐 이다.
"자기(自己)"에서 내(自), 그리고 본인(己)을 각각 분리된 것 으로,
마찬가지 방법으로 몸(身), 마음(意), 나(我)도 각각 분리된 것 으로
확실히 알아차리는 일이 필요 충분 조건이다.
요약하자면,
본래의 내(自), 나(我)에서,
내(自)+ 나(我) = 자아(自我) - 나(我) = 나(自), 나(我)로 구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