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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止觀) = 내(보는 주체), 관(보는 행위), 것(보이는 意識).

나 아닌 내 2024. 11. 3. 13:02

우리(사람들의 정신)가 아는 일을 주도형과 종속형, 크게 둘로 구별할 수 있겠다.

여기서 주도형(主導型)이라 함은,
보는(아는) 주체인 [내]가 주체임을 자각하고, 보는(아는) 행위를 스스로 주도하여,
보이는(알려지는) 것(객체)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뜻 이다.

종속형(從屬型)이라 함은,
보는(아는) 주체인 [내]가 주체임을 깨닫지 못 하고, 보는(아는) 행위를 스스로
주도하지도 못 하고, 보이는(알려지는) 것(객체) 속에 있는 것 처럼 착각, 혼동
에 빠져있어서 사실상 "주체가 객체에 종속적" 이라는 뜻 이다.

누구의 정신(각 자의 자칭 [내])이나 보는(아는) 주체이지 객체일 수는 없다.
아무리 종속형에 빠져있는 순간에도 결코, 그 본래의 주체성은 전혀 불변이다.
단지, 그 스스로 그걸 모르고 마치 꿈 같은 종속적 환상에 빠져있을 뿐 이다.
비유하자면, 관객이 어찌 영화속 현실(?)에 실제로 빠져 들 수 있겠는가?

참으로 유감스럽고 불행하게도 인류의 거의 모두가 이런 종속형에 빠져있다.

필자 또한 부지불식간에 잘도(?) 빠져서 헤매곤 한다.
단지, 필자는 그리 오래지 않아서 그런 줄을 알고 깨어 나올 뿐 이다.

이와 같은 종속형 상태에 빠지지 않거나, 조속히 빠져 나오는 방법이 바로
지금 부터 말 하는 지관(止觀)이다.

지관의 뜻에 두 가지를 세울 수 있겠다.(필자 나름의 뜻이니, 독자 뜻대로
하시기를....)

1) 지관 : 멈추고(止) 본다(觀). =시작하기 전 부터 먼저 멈추기를 한다)
2) 지관 : 보기(觀)를 멈춘다(觀) = 보던(알던) 도중에 보기를 멈춘다.)

위의 1)은 지관을 배우고, 실천을 준비하기 까지의 뜻 이고,
2)는 종속형에 빠져있을 때, 그런 줄 깨달아서 빠져 나오는 방법의 뜻 이다.

우리(사람들의 정신)가 아는 경우의 거의 전부에서,
[내가 지금 무언가를 보고 있다]고 알지 못 한채로, 보이는(알려지는)
그대로를 피동적으로 알고 있을 뿐 이다.(사실상 알려짐에 빠져 있을 뿐 이다)

그래서 보는(아는) 주체가, 스스로의 관(觀 :보는, 아는)행위를 주도하지
못 하고 보여(알려)지는 그대로가 현실이고, 그 속에 내 스스로가 있는 것
처럼 착각과 혼동에 빠지는 일을 막으려면,

첫째, 관(觀= 보는, 아는 일)을 행하는 "[내]가 누구의, 어디에 있는 무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있을까?" 하는 문제를 제기해 놓고 탐구해 보아야 한다.
바로 행위 주체로서의 자각과 본분을 깨닫기 위해서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나머지 모든 일은 완전히 그쳐야(止) 한다.

둘째, "관(觀)이 무슨 뜻 이고, 그걸 왜(목적), 어떻게(방법) 해야 하는가?"
탐구해야 한다.
본분을 제대로 깨달아서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딴 일은 모두 그쳐야(止) 한다.

셋째, "관(觀)할 대상(객체)이 어디에 있는 무엇인가?"를 탐구해야 한다.
착각과 혼동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딴 일은 모두 그쳐야(止) 한다.

넷째, 내가 아는 것이 두뇌속 기억이나 상상인 정보(識)이거나, 그에 마음(意)
이 연결된 의식(意識)임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특히 식(識)은 두뇌 바깥에 실제로 있는 존재상태에 비하면 양적으로 너무나
부족하고, 질적으로 너무나 정확하지 않다고 알아야 한다.(無知를 알기 위해서)

게다가 마음(意)은 오직 두뇌속 상대화 작업의 산물인 상대적 언어일 뿐, 사실
자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도 알아야 한다.(마음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이상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멈춤(止), [내] 자각, 멈춤(止), 관(觀)만 하기, 멈춤(止), 것(意識) 보기,
멈춤(止), 마음(意)을 무시하기, 멈춤(止), 정보(識)를 정보라고 보기, 멈춤(止)
마음(意)을 어떻게 다루어야 목적적, 합리적, 효율적일지 통찰하기.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기 인생에 필요하고 유익한 의식은 있게 하고,
불필요 하고 유해한 의식은 없게 하기가 전혀 어렵지 않다.
하물며 백해무익한 고민, 번뇌, 미련, 여한 같은 게 어찌 남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