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소위 고민, 고뇌라는 것을 다음 셋으로 대별할 수 있겠다.
1). (바라는대로) 안 되어서(不可望) 괴롭다(苦)
2). (바라는대로) 할 수 없어서(不可能) 괴롭다(苦)
3). (바라는대로) 안 하려니(不可當) 괴롭다(苦)는 세 가지이다.
그중의 하나가 소위 "안 되는 일이 있어서(그 때문에) 괴롭다"는
것이다.
말을 바꾸자면, "안 되는 일만 없으면 괴롭지 않다"가 된다.
그런데 "안 되는"은 "되는"과 상대적인 언어(意), 즉 두뇌 속 마음일 뿐
두뇌 바깥에는 그냥 온갖 일이 있을 뿐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다.
"있는"과 "없는"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정신이 알고 있는, 그 두뇌 속의 "안 되는 일"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의식으로는 "되어 있는 일"과 상대적으로 있는 "(그렇게) 되는 일이 없음"
이라는 의식이다.
예컨대, 두뇌 속에 "남북이 통일된 가상 의식(약칭 "통일 한국")이 있고, 그
상대로 "통일한국이 될 가망이 거의 없음" 의식이 있을 때 후자를 "안 되는 일"
이라고 한다.
전자, 즉 "(바라는 바)되는 일"이 없으면 "(바라는 대로) 안 되는 일"도 없다.
이산가족의 두뇌 속에는 "(통일이) 안 되는 일"이 있지만, 20대 젊은이들 두뇌
속에는 "(바라는) 취직이 안 되는 일"은 있어도, "(통일이) 안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여기까지 이해하게 되면, '안 되는 일 때문에 괴롭다 여겨지면,
그 "안 되는 일"이 두뇌 속 의식일 뿐이라고 알고,
그것이 두뇌 속의 "(바라는 바) 되는 일"과 상대적으로만 있다고 알고,
그 "(바라는 바) 되는 일"이 오직 가상(假相) 내지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알고,
그것이 실행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인정하고 포기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바라는 일"이 없어지니, "바라는 대로 안 되는 일"이라는 것도 저절로
없어지게 된다.
위의 2)와 3)도 꼭 같다.
"(가능, 가당하여" 하는 것처럼"인 가상(假想)을 불가능, 불가당이라고 깨끗이
포기하면 못 해서, 또는 참느라 괴롭다는 일이 어찌 있겠는가?
현명한 정신에겐 의식적인 원인과 조건 때문에 괴로울 일이 없다.
괴로울 일을 왜 만들고, 그냥 두고 괴로움을 받겠느냐고!?
우매한 정신은 마치 괴롭고 싶어서 발악하듯 고집(苦執)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