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들], 고 김광석이 부른 노래이다.
그 노랫말 중에 위의 제목과 같은 부분이 있다.
한 마디로 너무나, 너무나 바보같은 푸념이다.
그런데 그런 바보같은 일에 빠져 헤매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다.
잊기(忘)라는 것이 실제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런 의문조차 갖지 못 한채, 잊지를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잊어야(잊기를 안 하지 말고, 해야) 한다"고 하니까 바보가 아닐 수 없다.
그대는 무언가 경험한 기억이나 불안한 상상을 잊을(잊기를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처음부터 시도해 볼 수조차 없어서 전혀 해 보지도 못하고는 "어렵다",
"(아무리 잊으려고 애 써도) 안 된다"고 할 쁀이지 않는가?
잊기라는 행위 자체가 없는데, 할 수가 있느니 없느니, 쉬우니 어렵느니,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말 모두가 뜻(실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게 헛소리인 줄 모르고 실제로 있는 일을 표현하는 소리라고
여겨지면 "잊어야 하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 한다", "잊으려 애써도 잊혀지지
않아서 속 상하는 일"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혼동에 빠져서 헤매게 된다.
노래 [그날들]에 엄연하게 등장하는 것은 "그대"라는 이름의 특정인에 관한
기억이고, 암암리에 등장하는 것은 "그대"의 상대였던 "나"(기억 속 주인공),
그리고 그 '나'의 보고 싶다, 듣고싶다는 미련인 욕망이다,
그 욕망을 실현할 길이 없으면 욕망(意)을 포기하면 그만인데, 엉뚱하게 잊을 수
없다는 그 기억(識)을 잊으려 하다니 얼마나 우매한 바보 멍청이인가?
그 어떤 마음(意) 내지는 욕망(意慾)도 그 모체(?)인 기억이나 상상인 식(識)에
부가되어서만 존립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의식(意識)을 정보(識)와 마음(意)을 정확히 구별하여
파악하지 못 하고, 마음(意)이 정보(識)자체와 동일시 됨에 빠져 있다.
예컨대 "좋은(好意) 갑 + 기억(識)"이라고 구별하여 알지 않고, "갑과의 좋은 기억"
이라고, 갑 자체가 그런 사람이라고 동일시 됨에 빠진다.
그래서 "좋은(好意)"만을 조치할 대상으로 보지 못 하고, 엉뚱하게 "갑과의 기억(識)"
을 잊겠다고 실현 불가능한 발버둥을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