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잠에서 완전히 깨어 남"을 뜻 한다고 풀이한 것 에서 힌트는 이미 나와 있다.
잠(에) 들었다, 깨어 났다 하는 그 것이 바로 주체라고.
그렇다면 한 사람중의 무엇(어떤 부분, 어떤 기능)이 잠 들고 께고 하는가?
그 대답을 하기 전에 사람을 기능별로 네 가지 요소로 구별해 보기로 한다.
생명(그 사람을 살아있게 하는 힘의 원천으로, 그게 한 순간만 없어도 사람이라 할 수가 없다, 죽은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정신(의식을, 몸의 상태를 느껴서 아는 일을 하는 기능, 그러자면 두뇌속 의식계와 마주해 있을 수 밖에 없다)
의식(체험적인 색성향미촉어 여섯가지 정보와 상상정보를 6識이라 하고, 그 것에 부가되어 있는 비교 평가어를 意라 하고 그 것들 일체를 의식이라 한다. (경우에 따라서 개별의식, 종류별 의식, 전체의식, 의식계 전체를 뜻 하기도 한다)
육신(소위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인 물질로 이루어 진 덩어리로 생리적, 정신적, 의식적인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물리, 화학적 법칙의 적용도 받는다)
위의 네 가지 요소중 생명은 잠시도 잠 들지 않는다. (잠시라도 작용을 멈추고 잠들면 그 사람이 죽는다)
의식은 잠 들지 않는다.(정신이 어느 정도 잠든 상태에서 꿈(즉 의식활동)을 만난다는 것은 그 순간에도 의식이 떠 있기 때문이라는 증거이다)
육신은 아는 주체가 아니니 잠(아는 일을 멈추고 쉼)이란게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오직 정신(바로 내 자신) 뿐 이다.
이상은 잠든 타인을 관찰해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무엇이 잠든 상태인가를.
가슴이, 맥박이 뛰고 있으니 생명이 잠든게 아니란 것,
조용히 이름을 부르면 미세한 반응이 있으니 의식이 잠든게 아니라는 것,
깨어 나는 순간에 뭔가를 알려고 두리번 거리는 반응이 있으니 아는 기능(정신)이 잠들었다 깨어 난 것 이라는 것을 알기가 어렵지 않다.
물론 제대로 확실히 알아차리려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면 깨달음의 주체인 정신, 즉 내 자신은 무엇일까?
내가 알 수 있을까, 내게 알려 질까?
내가 정신(내 자신)을 알려면, 내 자신이 주체와 객체로 동시에 딴 두(주체로, 객체로)자리에 존재해야 한다.
그 것이 가능한가, 너무나 쉽게 불가능하다고 알 수 있는데도, 너무나 쉽게 가능하다고 아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참 기묘한지, 해괴한지...
아는 자(주체)는 그 어떤 경우(때와 장소)라도 알려지는 상대(대상, 객체)로 되는 것만 알 수가 있다.
아는 자의 자리(此岸)에서는 알려지는 것의 자리(彼岸)에 있는 것만 알 수가 있다.
아는 자가, 아는 자 스스로를 알려면, 스스로 둘로 나뉘어 져서 차안과 피안에 각각 자리잡게 하여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가?
첫째, 불가능하다고 한다면 내는 내 자신을 알 수가 없다고 해야 한다.
둘째, 가능하다 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둘 중에 어느 것이 "그대 자신이냐?".
그 중에 주체의 자리에 있는 것을 내 자신이라 한다면, (주체인)자신을 아는 것이 아니라는(객체를 아는 것 이라는) 고백일 뿐이다.
객체의 자리에 있는 것을 안다면, 주체의 자리에 있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의 대답이 아닌 줄 알아야 한다.
"이 것도, 저 것도 내 자신이지.." 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겠지만 그냥 헛소리인줄도 모르는 헛소리일 뿐이니...
자, 그렇다면 내 자신을 알 길은 전혀 없을까?
결론부터 말 하자면 "내 자신을 알 수 없다고 아는", "내 자신이 아닌 것을 내 자신이 아니라고 아는", "내가 아는 모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아는" 일들만 가능하다는 것 이다.
따라서 내 자신을 알기 위해서랄까...의 제1보는 "내가 아는 것 일체가 한 마디로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일 이다.
한 마디로 "내(주체) 앞에 등장해 있는 의식(객체)"이다.
의식은 두뇌 속에 있으니, 그걸 아는 자 역시 두뇌 속, 의식이 떠 올라 있는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두뇌속 의식계 가까운 곳에 있으니, 내가 아는 것 또한 의식말고는 추호도 알 수가 없다는 것도 확인된다.
"눈 앞의 어떤 사람을 보고서 안다"고 알고 말 하지만, 실제로는 그 순간에 자기 두뇌속에 형성되어 떠 올라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시청각정보를 알면서, 그걸 눈 앞에 있는 그 사람 자체를 안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내가 내 자신을 보거나 기억해서 안다"고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내가, 내 앞에 등장해 있는 "이 사람에 관한 의식"(약칭하여 아의식)을 대하여 알면서, 아는 자인 내 자신은 깨닫지 못 하고(不覺), 알려지는 상대인 아의식(我意識)이 자신인 것 처럼 착각(錯覺)에 빠진 것을 모를 뿐이다.
그게 마치 내 자신(自)이 아의식(我의識)에 붙은(着, 執着) 것과 비슷하다고 자아의식(自我意識)이라 하지만, 엄연히 자(自)와 아의식은 주체와 객체로서 딴 것 이다.
바로 위의 자아의식에서 자(自)와 아(我)의 이름 붙이기에서 온갖 혼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이름부터 정확히 구별하여야 한다.
아는 자(주체)를 "나"라고 한다면, 알려지는 것(객체, 대상)은 "너"(또는 이것, 저것, 그 사람, 그일 ...)라고 해야지 결코 "나"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아는 자도 "나", 알려지는 아의식도 "나"라고 하면 이름이 같아서 혼동이 생길 수 있으니 그 중의 어느 하나를 "내" ,"자신"이라는 등 딴 이름을 붙여야 한다.
필자는 아는 주체 스스로를 "내", 내게 알려지는 아의식을 "나"(내겐 너, 딴 사람에 관한 의식과 다를 바 없다)라고 구별하여 칭한다.
이상으로 내게 알려지는 모든 것(의식)이 내 아님을 밝혔다.
내가 생명활동을 어느 정도는 아니 내가 생명이 아님을 알겠고,
내가 그 어떤 의식도 아니, 그 어떤 의식(마음, 의견, 욕망, 주장, 의지등..)도 내 아님을 알겠고,
내가 육신을 아니, 육신이 내 아님을 알겠다.
내가 그 밖의 무엇도 (물론 의식화 된 것만) 아니, 그 어떤 무엇도 내 아님을 알겠고,
그 밖의 무엇이라도 내가 알 수 있을 것은, 그게 무엇이건 내 아닐 수 밖에 없음을 알겠다.
이상, 내 아닌 것 일체를 제외하고 남는 것, 바로 순수한 내 자신을 정신(精神)이라 한다면, 내 아닌 것을 내 자신처럼 아는 게 추호라도 붙었(?)다면 귀신(鬼神)이라 할 수 밖에....
여기까지가 바로 깨달음의 첫출발이고 완성이다.
그, 다음은 깨달은 상태로 할 일이 무엇인가를 검토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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