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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自責)이란 마약(?).

나 아닌 내 2024. 10. 4. 11:56

사전에는 "自責"을 다음 두 가지 뜻으로 풀이해 놓고 있다.
1). 스스로(自) 잘못(責)을 꾸짖고 나무라다.
2).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꾸짖고 나무라다.

위의 1)에는 "잘못한 자"가 누구(무엇)인지는 불명(不明)인채로,
스스로 꾸짖고 나무라는 자(자신?)만 등장한다.
스스로 꾸짖고 나무라는 자는 있는데, 그 꾸지람과 나무람을 받는
자는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다.

위의 2)에는 잘못한 자도 자신, 스스로 꾸짖고 나무라는 자도
스스로(자신)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자신이 자신을 상대로 꾸짖고 나무라는 일이
가능할까? (비유적으로 자신이 자신을 때릴 수 있을까?)
자신이 둘(이상) 이라야 가능한 일 이다.

결국, 스스로 꾸짖고 나무라는 자는 있어도, 잘못했다고
꾸지람과 나무람을 받는 자는 있을 수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이상으로 자책에 마약성이 있다는 것이 짐작되리라.
잘못한 것은 [내] 스스로가 아니라 "그 무언가"(애매 모호)
라고 꾸짖고 나무라니기만 해도 그만이니, 얼마나 달콤한가?

스스로 범한 잘못을 차려서 알지 못 하게 하여 누범(?)이
되게 하니 그 얼마나 끔찍한 독성인가?

소위 반성이니 참회니 하는 일은 혼자서 하는 일이니
가능하다.

그걸 스스로 자신에게 시키거나, 자신의 지시를 받아서
하는 일은 불가능 하다.(자신이 둘이 아니므로)

여기서 "자신"은 그 어떤 일을 하는 행위자 스스로(自)
자칭하는 이름이지, 행위자 스스로가 상대하는 그 어떤
타자(他, 특히 이름만 자신, 내 자신, 나 자신등등) 도
행위자 스스로(自)가 아니다.

이상 "자책(自責)"의 뜻은 실제로는 구체적인 실속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뜻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자기(己) 책임(責)"이란 뜻 으로, 자기가 한 일은
타자(他者)의 책임인 타책(他責)이 아니라는 뜻 이다.
대외적, 인간관계 에서는 사람 단위로 책임이 귀속되므로
당연한 뜻 이다.

2) "내(自) 책임(責)"이란 뜻 으로, 내 스스로 한 일(두뇌
부리기)이니, 내 책임이라는 뜻 이다.
내가 하였거나,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하는 일에
관련되는 책임은 내 자유에 속하니, 그 책임 또한 전적으로
내게 지워져 있다는 뜻 이다.

3). "나(我)의 책임(責)"이란 뜻 으로, [내] 주도없이 의식계
에서 형성된 의사 때문이니 "나의 마음 탓" 이라는 뜻 이다.

이상 세 가지 뜻 중에서 2)가 당연하다고 본다.
1)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도, 3)을 철저히 다루는 일도 내
책임 즉, 자책에 속한다고 본다.

자기(사람)로서, '나'(한개 의식적 주체)로서의 모든 잘못이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고, 사후에 발생한 책임은 철저히
이행할 책임이 내게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 그 정신이란 것이 하는 일은 어떤가?
자기(人)로서의 잘못이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주의, 경계하는가?
'나'(마음)에서의 잘못이 없도록 다루기를 철저히 하는가?
[내] 스스로의 깨달음과 본분 숙지(熟知)및 실행에 철저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