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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륜](天倫)과 "천륜"의 구별.

나 아닌 내 2024. 10. 29. 06:58

사전에서 천륜(天倫)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뜻이 실려 있다.
1)부모와 자식 사이에 선천적으로 이어 진 혈연관계.
2)부자 형제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위의 1)은 사람인 그 누구도 인위적으로 잇지도, 끊지도 못 한다는 뜻 이다.
옛 사람들식 표현으로 "하늘이 정해 놓은 것"으로 하늘도 어찌 할 수 없다는.
이런 뜻이 위 제목의 [천륜]이다.

위의 2)는 사람의 두뇌 속에 "천륜(名)이란, (예컨대) 부모 자식, 형제자매 사이
에서의 도리(道理)로서(識) 마땅히 지켜야 함(當爲意)" 이라는 식으로 형성되어
있는 천륜의식의 약칭이 "천륜"이다.

"무엇을 천륜(名)이라 할지, 그 내용인 정보(識)는 어떻게 구성할지, 그 평가와
판단은 어떤 마음(意)을 연결할지"에 관하여 불변성/가변성, 선천성/후천성,
일반성/개별성, 목적성/무목적성, 효율성/비효율성 등등에서 대체로 앞 부분이
없고, 뒷 부분만 있는 것이 "천륜"이다.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천륜]은 전인류가 인정하지 않거나 부인해도 불변이고,
그 누구에 의해서도 인위적으로 잇거나 끊을 수 없는 반면에,

"천륜"은, 그 사람의 두뇌 속에 후천적, 인위적으로 형성해 놓은 의식이기
때문에 그 본인의 정신이 그걸 처음으로 만들거나, 경험이나 학습에 의하여
형성되어 있는 것을 고치고, 바꾸고, 버리기를 하는대로 정해 진다.

따라서 사람들이 더러 "천륜을 어찌 끊을 수 있다고...." 하는 말은 그
천륜이 [천륜]을 뜻한다면 맞는 말 이고, "천륜"을 뜻한다면 틀린 말 이다.

자,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천륜은 [천륜]일까,
"천륜"일까?

먼저 [천륜]을 이해하려면 부모와 자식 사이(間)에 무엇이 있길래, 그
것의 이어 짐이 천륜이라고 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인류는 -최초의 사람(원숭이도 포함하여)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
부(정자)와 모(난자)의 결합으로 생기(生起)었다.
그러니까 부모와 자식의 사이엔 정자와 난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라고 하는 것이 진실로는 "사이"가 없는 연결이란 걸
아는 사람이 드물다.

좀더 정확히 말 하자면 "진실로는 분리없는, 분리처럼 여겨지는 복제"
가 있을 뿐 이다.(DNA 99.9% 일치가 복제라는 증거이다)

간단히 말 하자면 자식은 아비의 복제이니, "자식이 곧 아비"라 할 수
있다
이 몸과 자식이 곧 하나라는 것이 [천륜]이다..
이걸 누가 무슨 수로 다르게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천륜]인 것 이다.

"천륜"은 [천륜]을 바탕에 깔고 실제 그대로 구현하려는 인위적 설계의
일종이지만, 인위적 개념(의식)으로 [천륜]에 생멸, 가감, 성쇠가 일어
나는 일은 전혀 없지만, 아는 게 "천륜"뿐인 사람들이라면 그야 말로
"천륜" 때문에 [천륜]을 무시, 경시, 학대하는 일이 드물지 않을 수 밖에.

"천륜"이 [천륜]을 돕는다면 다행이지만,
"천륜" 때문에 [천륜]을 해친다면 그 무슨 희극이고 비극인지....

소위 "천륜"운운 하면서 부모에게 불효 막심한 자식,
"천륜"을 빙자하여 자식에게 행패를 부리는 부모등 소위 패륜적 행태를
간혹 본다.

그 [천륜]으로 서로 아끼고 보살펴야 마땅한 부모와 자식간에 해괴망측한
"천륜"이 끼어들어서 자행되는 패륜이라는 비극이 가소롭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