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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사람은 남인가, 자기인가?

나 아닌 내 2006. 11. 17. 05:43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적 의견을 올린 갑 이라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아이.디]로 올린 글"에 -시각적(視覺的)으로- 대(對)하여 알뿐 그 사람의 그 이외는 대(對)하여 아는 바도 -간접적인 정보로- 관(關)하여 아는 바도 전혀 없다. 

 

자, 이런 정도라면 나는 그 [아이. 디] 소유자인 사람 자체를 어느 정도나 안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의 신상정보도 모른다.

[아바타]대로의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그 [아이.디]의 소유자 본인이 올린 글 인지, 타인이 올린 글 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글에 대하여" 이 정도로 아는 정보로 과연, 그 사람을 안다고 할만 한가?

그렇다고 전혀 모른다고 할 수도 없쟎은가?

 

인터넷 뿐이 아니라, 우리가 많은 사람이나 언론으로 부터 간접적으로 접하는 어떤 사람에 관한 정보를 안다는 것도, 그 정보부터 어느 정도나 정확한지(부실한지)를 판단할 근거가 없다.

소위 공지의 사실이라 하는 것의 대부분도 그 진실여하를 판단할 근거가 없이 믿을 뿐 이다.

 

그 사람에 "관한 전문(傳聞-전해 듣는) 정보의 질(사실 자체는 아니다) 뿐만 아니라, 양(量) 또한 너무나 빈약한데다, 때로는 편견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가감첨삭(加減添削)이 가해 진 경우가 흔히 있으니...... 

그 사람에 "관한 간접정보"를  이런 정도로 알면서 과연 그 사람을 안다고 함이 타당한가?

그렇다고 전혀 모른다고 하기엔 께름칙 하고......

 

그 뿐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그 사람을 만나서 보고, 이야기를 듣고, 손도 잡고, 술도 한잔 주고 받으면서 식사도 함께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시간이 아무리 잦고, 길어도, 그로써 획득되는 정보로 그 사람의 살아 온 세월과 살아 갈 세월에 -대(對)할 수는 없으니- 관하여 얼마나 알게 될까?

또, 그 직접 대하여 획득한 정보라는 것도 - 특히, 그 사람의 말이- 진실과 부합된다는 근거가 있는가...

 

그러니, 그 사람을 직접 대하여 안다고 하는 것 조차,  양적으로 너무나 편협하고 질적으로도 믿을게 못 되는데 과연 그를 안다고 해야 하나, 모른다고 해야 하나.....

 

위의 질문들에 한꺼번에 답하고자 한다.

나는 그 사람 자체를 전혀 모르지만, 그 사람에 대하여나 관한 정보로 형성된 "내 마음속의 그 사람(識)"을  그 사람 자체와 같다고 믿거나(대부분의 사람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그 사람과 같지 않다고 믿을 뿐(나 같은 극소수의 사람) 이다.

 

자, 그렇다면 나(이 사람의 마음을 아는 정신)가 안다는 그 사람은, 내 몸 외부에 있는 [그 사람 자체]일까?

그 사람에 "대하여" 알까, 그 사람에 "관하여" 알까?

아니다, 모두 아니다.

 

오직 그 사람에 대한 직접정보나, 그 사람에 관한 간접정보를 알뿐 이다.

그 정보를 알면서 그 사람을 안다고 착각(부지중의 믿음)하거나, 그 정보대로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할 뿐 이다.

 

이상이 사실적으로 존재하는 그 사람에 대하여나, 관하여 안다고 하는 것의 실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거대한 환상적인 세계(?)가 부가되어 펼쳐 진다.

소위 상대적 의미, 평판이 부가된 -마음에만 있고, 외부에는 없는- 환상의 세계이다.

 

예컨대 "고약한 그 사람", "훌륭한 이 사람" 이라는 존재이다.

그 사람, 이 사람이라고 내가 지칭하는 사람이 외부에 실제로 존재하는 한 그가 환상일리는 없다.

또, (사망하여) 외부에 실존하지 않아도 내 두뇌에 기억(識)으로 존재하는 한 그 기억이 환상일리는 없다.

또, 그 사람과 이 사람이 내 마음에서 비교, 평가되어 그 사람의 이미지에는 "고약한"이라는 평판이, 이 사람의 이미지에는 "훌륭한" 이라는 평판이 의미어(意)로 부가되어 있는 한 그 의미가 환상일리는 없다.

 

그런데 실제로 존재하는 그 사람(a라 하자), 그 사람에 대한(관한) 내 두뇌 속의 정보(b라 하자), 그 정보(識)에 부가되어 있는 훌륭한이니, 고약한이니 하는 평판(意-c라 하자)은 모두가 각 각으로 다르다.

a는 b도, c도 아니다.

b 또한 a도, c도 아니다.

c 역시 a도, b도 아니다.

이걸 그대로(제대로) 알면 환상이 나타 날 착각은 없다.

 

그런데 위의 a,b,c가 동일시 되거나, b와 c가 a 자체이거나, a 그대로와 같다거나, a 때문에 있는 것 이라고 알면(실제로는 착각이다) 환상은 나타나지 않을 수가 없다.

환상의 세계나, 환상같은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그대로(외부)에 대하여나 관하여 아는 그대로(제 두뇌 속의 특정意識)를 [있는 그대로]와 같거나, [있는 그대로]에서 파생하는 현상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그 착각의 순간과 범위에서만 존재하는게 환상일 뿐 이다.

 

비유하자면 흐린 달빛 아래의 마당에 바람에 흔들거리는 새끼줄이 마치 뱀 처럼 보인다.

실제로 있는 새끼줄은 보이지 않고, 실제로는 없는 뱀은 보인다.(그러니 환상이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뱀은 없고, 새끼줄이 있다.(환상이란 흔적도 없다)

허나, 그 사람의 두뇌에는 환상적 경험과 실제의 경험이 공존한다) 

 

따라서 환상도, 환상이라고 알아차리는(깨닫는) 순간에 그 본래의 실상으로만 드러난다.

저 사람은 저기에 있고, 저 사람에 대한(관한) 정보는 내 두뇌의 정보계(識界)에 있고, 저 사람에 관한 평판(意)은 내 두뇌 속의 저 사람 이미지에 부가되어 있구나 하고 아는데 무슨 환상이 있으랴.

 

내가 여기(이 글)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意識)의 쓸모와 가치를 평가 절하하자는 게 결코 아니다.

단지, 그걸 자기와 타인의 삶에 이로울지언정 결코 해롭지 않게 쓰려면, 그 정체를 제대로 알아차려서 유익하게 만들고, 점검하여 올바르게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다.

 

우리의 마음 바깥에는 제 나름으로 살아가는 각 각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도 훌륭한 사람으로도, 고약한 사람으로도 실제로 존재하는게 아니다.

단지 내 마음에 있는 그 사람에 관한 정보(識)에, 어떤 점의 있거나 없음이 없거나 있음에 비하여, 좋다거나 나쁘다는 평판(意)이 형성되어 있을 뿐 이다.

 

그런 의식(정보와 평판)을 통하여 외부에 실존하는 그 사람을 보니(투사), 그 사람이 마치 훌륭한 사람이나 고약한 사람처럼 나타나(투영) 보일 뿐 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내 마음에 고약한 사람으로나, 훌륭한 사람으로 의식되어 있다는 것이, 그대로 나의 삶이나 사회적 이해(利害)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의 평판에서

"훌륭한 사람"도 실제로 나의 삶에는 무관하고, 사회에도 별무 영향인 경우도 있고,

"훌륭한 사람"이 오히려 나의 삶을 해치는 경우도 있고, 사회에도 해악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고약한 사람"도 오히려 나와 여러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나와 타인들은 물론이고 그 사람 자체에게도 엄청난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내 마음속에서 "고약한 사람"이라고 실제의 그를 싫어하고 적대하기만 하거나, 내 마음속에서 "훌륭한 사람" 이라고 실제의 그를 좋아하고 친밀하기만 하려 함은 참으로 어리석은 소견 머리다.

내 마음을 믿지 무얼 믿으라고?

이 얼마나 바보들의 합창인가........

 

이제 제목의 물음에 답하고 끝 맺고자 한다.

고약한 사람은 남이 아니다, 오직 남에 대한(관한) 내 마음 속의 정보(識)에 부가된 평판(意)일 뿐 이다.

그러니 내 두뇌 속의 그 것(意識)을 어찌 남이라 하랴, 자기(두뇌 속 의식)인 것을......         

 

진실로 나의 삶에 중차대한 위해를 가했거나, 가하고 있거나, 가할 위험이 급박하고 농후하다면 그 사람을 "고약한 사람" 이라고 평판을 붙여서 보고, 적절한 방어나 반격, 예방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괜히 "고약한 사람"이라는 의식이 만들어 져 있다가는 나 괴롭고, 상대방 괴롭히고, 주변 사람들 불편하게 하기 마련이니.............  

 

이상에 대하여 누구라도 진지하게 성찰해 보기를 충심으로 간곡히 권유합니다.

가장 먼저 자기의 삶을 위해서, 백해무익한 제 마음 속의 "고약한 사람"의 정체부터 밝혀서, 그걸 필요에 맞춰서 자유 자재로 다루는 지혜의 눈을 뜨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