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것" 이라는 문장의 뜻을 세 가지로 구별하여 세워 보이고자 한다.
첫째는 "내(가)" 이다.
지금, 여기서 이 글을 -쓰고 읽는 자를 포함하여- 아는 내 자신이다.
그 이외의 누구(무엇)도 아니다.
둘째는 "아는(일)" 이다.
내가(첫째)가 주체로서 대상(셋째))을 접하여 아는 일 이다.
셋째는 "(아는) 것" 이다.
내가 주체로서 아는 객체가 곧 대상이다.
내게 객체로서 접해지지 않으면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는 주체인 내, 그 (말로 상징하려는) 뜻은 무엇인가?
[내가 아는 것]에 있어서, 셋째(알려지는 모든 것)를 -내겐 대상일 수 밖에 없으므로- 제외하고, 둘째도 내 행위일 뿐, 내 자신은 아니므로 제외하고 나서 남는 것이 내 이다. (소극적인 주체 파악의 방법이다)
그 이외에 적극적인 주체 파악의 방법은 없다.
왜냐, 주체의 앞에 주체를 세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대상을, 그리고 그 어떤 대상이라도 아는 일 일체를 제외하고 나도 남을 수 밖에 없는 그 무엇이 아는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부터 나(나 자신, 자기자신)를 찾는다고 무수하게 많은 사람들이 혹은 홀로 깊이 탐색하고, 혹은 멀리 여행을 하였지만, 그 누구도 제 자신을 알 길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 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찾는 자 자신을 어떻게 대상화하여 알며, 딴 어디서 만나리오.
그래서 여기서는 아는 일을 하는 내 자신을, 잠들면 내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잠에서 깨어나면 가지 가지를 아는 정신(어떤 사람들은 잃었느니, 회복했느니 하는 의식이라고도 하는) 이라 하고 자칭할때는 내 라고 하련다.
다음은 내가 아는 대상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고요한 곳에 홀로 앉아서 눈 감고 귀막은채 지난 날을 떠 올려 보자.
참 많은 것이 대상으로 접해(보이고, 들려)져서 알리라.
그 접해지는 대상이 도대체 어디에, 무엇으로, 어떻게 있길래 내가 알까?
이 몸의 두뇌 속에, 의식으로, 떠 올라 있어서 내가 아는 것 이라는 말에 이의(異疑)가 있는가?
내가 아는 대상이 "그 순간에 이 몸의 두뇌 속에 떠 올라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시인한다면, 그걸 대상으로 접하면서 아는 내 자신은 어디에, 무엇으로, 어떻게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저절로 쉽게 풀리리라.
두뇌 속에 그 의식이 떠 올라 있는 가까운(접할 수 있는) 곳에 -잠 들지 않고- 깬 상태로 있는 정신이라고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내(아는 주체) 자신을 두뇌 속 정신이라고 하면, 내가 아는 것(객체) 또한 두뇌 속 내 가까운 곳에 떠 있는 의식이라고 할 수 밖에 없고다.
그 순서를 바꿔서 말 해도 뜻은 같다.
만약에 내가 아는 것이, 내 두뇌 바깥에 있는 것 이라고 한다면 그걸 아는 내 또한 두뇌 바깥에서 그걸 접할 수 있는 무엇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럴때 그걸 접하는(보는, 듣는등) 것이 눈 이나 귀처럼 여겨지게 되는 데 그럴 때 그 눈이나 귀를 내라 하기도, 아니라 하기도 난감하리니....
어쨌거나, 이 사람의 두뇌 바깥에는 온갖 것이 있지만, 그 것들에 관한 정보(識)와 의미(意)는 내 두뇌 속에 매우 제한적으로 있을 뿐 이고,
그 중에서도 어느 순간에 떠 오르는 것은 더욱 적고, 그 마저도 내가 잠들어 있으면 알 수가 없고, 깨어 나 있더라도 얼마나 성실하게 아는 일을 수행하느냐 여하에 다라서 양적, 질적인 효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만 그런 줄 아는 이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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