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을 아는 자가 -그 사람의- 나(정신) 이다.
나 가 아는 대상이 곧 나의 마음이라는 것 이다.
그 마음 중에 나(我)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아상(我像), 아견(我見), 아욕(我慾)등 이다.
그런데 그런 아상, 아견, 아욕을 아는 대상으로 삼아서 아는 나 자신은 결코, 그런 아상등이 아니다.
주체와 대상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갑의 생김새, 의견, 욕망등을 안다고 하지만, 그 것은 "내 두뇌 속에 형성된 갑의 생김새, 의견 욕망"이지, 그 이외의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갑(그의 정신)이 이 사람(필자)의 생김새, 의견, 욕망등을 안다고 하는 것 역시 "제(갑) 두뇌 속에 형성된 아무나의 생김새, 의견, 욕망이지, 그 이외의 것이 아니다.
나(아무나의 정신)는 그 누구의 정신에게도 대상이 될 수가 없고, 나 스스로에게도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갑의 정신도 나 또는 그 누구의 정신에게도 대상이 될 수가 없고, 그 스스로에게도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사람의 정신은, 그 누구의 것을 막론하고 항상 아는 주체가 될 수 있을 뿐, 알려지는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여기서 자명해 지는 것은,
나 스스로 "나"라고 아는 그 무엇이 있다고 확신해도, 내가 그 것을 "대상으로 삼아서 안다"는 오직 그 하나의 근거만으로, 그 것이 나 자신이 아니라(내가 아는 대상이라)는 것 이다.
그렇다면 그 어떤 아상, 아견, 아욕도 그 것을 아는 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굳이 누누이 말 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는가?
바로 아집(我執)이라고 칭하는 것의 정체를 밝히는 데 반드시 필요해서다.
아집(我執)의 사전적 풀이는 다음과 같다.
1.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
2. 자신의 심신 가운데 사물을 주재하는 상주불멸의 실체가 있다고 믿는 집착. 선척적인 것인 구생(俱生)과 후천적인 것인 분별(分別)로 나눈다.
아상(我相)의 사전적 풀이는 다음과 같다.
1. 사상(四相)의 하나. 오온(五蘊)이 화합하여 생긴 몸과 마음에 참다운 ‘나’가 있다고 집착하는 일을 이른다.
2. 잘못 깨달은 것에 집착하여 이를 참다운 ‘나’라고 생각하는 일.
3. 자기의 처지를 자랑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
여기(이 글에)서는 아상을, 의식중의 타의식(他意識)과 구별하여 자의식(自意識)이라 칭하기로 한다.
자기의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자기의 몸에 관련된 감각적 정보, 타인으로 부터 전해 들은 정보, 그리고 그 연상이나 상상의 전부를 자기 정보(自己識)라 하고,
그 정보들의 한 낱, 한 부류, 전체에 부가되어 있는 비교적인 평가어를 자기 의미(自己意)라 하고,
그 두 가지를 합쳐서 자기의식(自己意識- 줄여서 自意識)이라고 한다.
자기의 두뇌 속에 형성된 (특정) 타인의 몸에 관련된 감각적 정보, 전해 받은 정보, 그 연상이나 상상의 전부(자기정보)와 그 한 낱, 한 부류, 전체에 부가되어 있는 비교적 평가어를 합친 타자의식(줄여서 他意識)과 구별하여 부르는 것이 자의식이다.
여기서 먼저 자의식과 타의식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명백히 밝혀 놓을 필요가 있다.
자의식과 타의식의 구별은 곧 다른 점으로, 이미 위에서 밝혀 놓았다.
자의식과 타의식의 같은 점은 둘 다 자기 두뇌 속의 의식으로서, 정신에게는 똑 같은 인지의 대상이라는 점 이다.
첫째, 자의식과 타의식 모두가 자기 두뇌 속에 있다.(타의식이 타인의 두뇌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타인의 두뇌 속에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자의식이지, 이 사람의 두뇌에 있는 타의식이 아니다.
내 두뇌 속에 있는 홍길동 의식은 타의식이지만, 홍길동의 두뇌 속에 있는 홍길동 의식은 그의 자의식이다.
둘째, (살아 있는 사람과 관련된)자의식과 타의식이라도 그 모두가 의식이지, 실제로 살아 있는 사람 자체는 아니다.
그 것과 사람은 실제로는 아무 상관도 없다.
단지, 동일한 것 처럼 착각이 발생하면, 그 착각으로 인하여 영향이 발생할 수가 있다.
셋째, 자의식도 타의식도 나 자신이 아니라, 자 에게 인지되고 다루어 지는 대상인 점 에서 똑 같다.
자의식이 나와 같다거나(동일시) 가깝다거나(친밀시), 소중하다거나(애착) 하는 것은 착오적 소산이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의식이야 말로 내가 가장 경계하고, 혐오하고, 무시하고, 배척해야 할 대상일 수도 있다.
이상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에게선 아집이라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정신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아집의 정체는 단 한마디로 나 에게 대상인 "너" 라고 칭하지 않는 그 하나가 유일무이한 원인이다.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