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이란 말은 통상적인 용어이지만,간관이란 용어는 듣지 못 했다.
그렇지만 직관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와 상대적일 수 있는
간관을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고 효과적이라 본다.
직관(直觀)이나 간관(間觀) 모두가 본다, 안다는 뜻인 관(觀)은 같지만,
보는(아는) 주체와 대상 사이(間)에 무언가가 있다는 간(間)과,
그런 사이(間)에 아무 것도 없다는 직(直)은 모순적이다.
"직접이면 간접이 아니고, 간접이면 직접일 수 없다"는 식이므로.
그 어느 관(觀=봄,알음)이건 그 주체는 같은 하나(이하 [내]라고 표기한다)이다.
그 대상은 두뇌 바깥에 있는 것(실제로 존재하는 그대로)을 뜻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주체인 [내]와 대상인 [것] 사이(間)에 무엇이 있으면 간접이고,
그 것이 없으면 직접이라 하는걸까?
바로 두뇌 속 의식(意識),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음(意)이 중간에 있으면
[내]가 마음을 거쳐서, 마음을 통해서 간접으로 [것]을 보게(알게) 되고,
중간에 마음이 없거나, 있던 마음을 무시하여 없게 하면 직접으로 [것]을
보게(알게) 된다.
소위 "무슨 짓을 해도, 안 해도 이쁘다(또는 밉다)"는 말을 간혹 듣는다.
심지어는 눈 앞에 있지 않아도(직접 볼 수 없어도) "그 인간이 떠 오르기만
해도 미워 죽겠다" 하는 소리도 간혹 들은 적이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다음 몇 가지를 알아 차려야 한다..
첫째는 [내]가 아는 대상은 직접이건, 간접이건 두뇌 속 의식(意識)이라는 사실,
둘째는 [내]가 감각기관으로 직접 접촉중인 현재정보(識) 또한 두뇌 속 식(識)
이라는 사실,
셋째는, 그 어떤 두뇌속 정보(識)에도 마음(意)이 연결되지 않은 순수정보(識)와
마음이 연결된 수식정보(意識)가 있다는 사실,
넷째는 마음이 연결되지 않은 감각정보를 보는(아는) 것을 직관, 마음이 연결된
정보를 거쳐서 감각정보가 보이는(알려지는) 것을 간관이라 할 수 있구나 하는...
지금 [내] 눈 앞에 처음 보는 사람이 서 있다고 가정하자.
[내]가 무슨 수로 그 사람을 볼(알) 수 있겠는가?
눈(시각기관), 귀(청각기관), 코(후각기관), 혀(미각기관), 피부(촉각기관)등
5관을 사용하여 두뇌 속에 여섯 가지 정보(識=색성향미촉語)를 획득하는 것 말고
무슨 수로 알 수 있겠는가?
[내]가 그 사람의 [있는(實存) 그대로]를 직접 알 길은 없고, 오직 그 사람에
관하여 형성된 두뇌 속 "정보(識)"를 직접 알(直觀할) 수 있을 뿐 이다.
그 점에서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에 관해서나, 과거에 기억 또는 미래에의 상상
으로 있는 사람에 관해서나 [내]가 직관하고 있다는 점에선 똑 같다.
자, 그렇다면 간관(間觀)이란 실제로는 어떤 뜻이란 말인가?
바로 그 직관 정보(識)를 그대로(直) 보지 않고, 그에 연결된 마음(意)을 거쳐서
간접으로 본다는 뜻 이다.
마음(意)의 연결없이 있는 그대로의 정보(識)만을 직접 본다(直觀)면
그냥 그(정보)대로인 사람으로 알게 되지만,
마음(意)이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을 통해서(거쳐서) 그 정보를 보게(間觀)되면,
마치 그 대상이 "마음 그대로"인 것 처럼 오염, 왜곡, 굴절되어 알려지게 된다.
위와 같은 오염, 왜곡, 굴절된 앎으로 대상을 보면 대상이 실제로 그런 것 처럼
오인, 오해, 오판이 일어난다.
그래서 옛 선사들이 "마음을 내려 놓고 직관하라"고 가르치지만, "마음(心)"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모르는 것을 무슨 수로 내려 놓으리오.
형제 자매간에 대면하건, 통화로건 만나기만 하면 죽자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나쁘다(싫다)고,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惡意, 惡감정)"이 연결된 정보(識)를
거쳐서 실존 상대방을 만나게 되니, 심지어는 전혀 만나지 않고 기억만 떠 올라도
한편의 지옥극이 연출되지 않기 어렵다.
직관해 보면 같은 부모의 분신으로 서로 귀히 여기고 친밀해야 할 관계이지만.
어릴적 경험과 학습이 쌓인 습성의 마음에서는 불구대천의 원수 같으니.....
직관할 줄 알면 인생사 대부분의 불안, 근심, 걱정, 고민, 원망, 미움, 미련,
불행등이 -아무 문제되지 않음을 알게 되어- 저절로 해소된다.
그런 것들 모두가 바로 백해무익한 마음이니까.
마음은 길을 비추는 등불이기도 하지만, 환상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혼란케
하기도 한다.
다 [내] 스스로 사용하기 나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