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365

내가 아는 것.

나 아닌 내 2012. 8. 29. 11:40

네가 아는 것,

그게 뭐냐?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리둥절 하리라 여겨진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묻는데, 무엇을 안다고 대답해야 질문에 부합될까 여겨져서.

 

내가 아는 것,

그게 뭘까?

 

위의 "질문에 대한 이해"는 다음과 같다.

내, 아는, 것,

그 세 가지 단어의 뜻을 묻는 것 이라고.

내 두뇌 속에 들어 있는 그 세가지 단어와 연결되어 있는 의식(意識)이 어떤 것 이냐를 묻는 것 이라고.

 

사람들은 내, 아는, 것 이라는 세 가지 단어의 뜻을 알지도 못 하면서 스스로 자문해 보거나 타인에게 물어 본 적이 없다.

그 세가지 단어가 말 이라면 그 뜻 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게 첫번째 원인이고,

그 세가지 단어 자체가 바로 그대로 뜻 이거나,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사실이라고 착각상태에 있음이 두번째 원인이다.

그래서 남으로 부터 그런 질문을 받기라도 할라치면 "내가 내고, 아는 게 아는 것 이고, 것이 것 이지 뻔한 그걸 묻다니..."하고 쳐다 본다.

 

위와 같은 식의 대답을 소위 동어반복식 문답이라고 한다.

"내"가 뭐냐는 물음에 내가 "내"이지 하는 식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나지" 하는 대답은 동어반복식일까, 아닐까?

 

그 여하는 그런 대답을 하는 사람이 앞의 "내"와 뒤의 "나"가 같은(하나인) 것을 지칭하느냐, 서로 다른 각각의 이름이냐는 물음에 답하기에 따라서 정해 진다.

서로 같은 것 이라 한다면 형식적으론 동어반복이 아니라도 실질적으론 동어반복이고, 서로 다른 것 이라고 한다면 형식(이름) 이외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여야 한다.

 

내가 아는 나,

이런 문장은 드물지 않고 사용된다.

그렇지만 앞의 내(주어)와 뒤의 나(목적어, 대상)가 같으냐, 다르다면 어떻게 다르냐에 관하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약간의 의문조차 없으니......

 

"내"가 무엇을 지칭하는 이름이고,

"아는"이 어떤 행위를 지칭하는 말 이고,

"것"이 어디에 있는 무엇을 지칭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나 단순하고 쉽다는 것을 내 혼자서 이렇궁 저렇궁 하는게 결단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