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365

사랑은 얼마나 하고, 받는가?

나 아닌 내 2012. 10. 17. 13:58

사람들이 드물지 않게 하는 말,

나는 너무 너무나 너를 사랑한다,

너도 나를 사랑하느냐?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

사랑은 주는 만큼 받는 것,

사랑은 아무리 받아도 갈증이 그치지 않는 것 등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말(이야기)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상대방이나 제3자를 막론하고 "사랑"이라는 말의 뜻(무엇을 사랑이라 칭하는지)을 마치 다 아는 것 처럼인 것 같다.

그러니, 무엇을 사랑이라고 하느냐고 묻는 이도 없고, 무엇은 사랑이 아니라고 항의하는 이도 없다.

사랑의 뜻을 모두가 다 같이(같은 뜻으로) 알고 있으면서, 단지 그걸 하느냐, 주느냐, 받느냐와 그 정도에 관하여만 말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는 딴에는 너무 너무나 많은 사랑을 했(주었)는데, 상대로 부터는 너무 너무나 적게 사랑받는다고 불평하는데,

그 상대방은 오히려 "그걸,그 정도를 사랑이라고 !? 너무 너무나 터무니 없는 소리 말라!!"고 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대체로 남에게 사랑한(해 준) 것은 크고 많다고, 남으로 부터 사랑받은 것은 작고, 적다고 악다구니로 다투는 일이 많다.

그와 반대(사랑받기는 많이, 사랑해 주기는 적게 했다고)로 다투는 일은 매우 드물게 아름답게 있을까 말까할 정도이다.

 

사랑을 하고 받는게 좋고, 사랑하지도 받지도 못 하는 것은 좋지 않다(나쁘다, 싫다)는 상식으로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먼저 "사랑"이라는 말의 뜻(무엇을 사랑이라고 하는지) 부터 확실히 의식해 놓고 타인에게도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한다, 너는?" 하는 식으로

대화를 하라고.

 

만약에 상대방도 그런 뜻을 사랑이라고 하자고 동의하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무지나 오해는 없게 된다.

상대방의 뜻이 다르면,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는 상대방의 뜻대로, 내가 말할 때는 내 뜻대로 표현하고 그런 뜻대로 이해하거나,

두 사람의 대화중에는 어느 한 사람의 뜻만을 같이 사용하기로 약속할 수도 있다.

그리 하지 않으면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사랑이 아냐" 하고 다투기 부터 하게 되어 "서로 사랑하자"는 대화로 이어 가지 못 한다.

 

"사랑"의 뜻을 계량화가 가능한 물질적인 것 으로 정해 놓으면 그 정도를 계량화 하여 주장 또는 확인할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예컨대, 너무 너무 사랑이라거나, 하늘에 별을 따 줄만큼 사랑이라는 등)에는 그 정도에 관하여 서로의 의견이 비슷할 수도 있지만, 너무나 다르고 상반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즉, 사랑의 뜻이 계량화 안 될때) 소위 "느낌"을 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 "느낌"이야 말로, 거짓은 아니지만 실측이 불가능한 비교 평가어(意)의 맛(味)일 뿐 이다.

"하늘만큼 사랑"중에 "하늘만큼"이 의미(意)이고, 그 것에 "그래 맞아" 하는 반응이나, "헛뻥이야" 하는 반응이 느껴지는 맛(味)이다.

 

위의 예에서 확인되는 것이 사랑의 양(量), 그 정체이다.

사랑한다는 사람은 그 양의 정도(크고 작음, 많고 적음)가 제 마음에서 정해 져 있고, 사랑받는다는 사람은 그 받은 양의 정도가 제 마음에서 정해 져서 느껴진다.(감지된다)

만약에 받는 사람의 사랑 양이 주는 사람이 주는 것 만큼이라면(주는대로 받는 것 이라면) 시비불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적어도 준대로 안 받았다거나, 받은대로 안 주었다고 다툴 일은 거의 없어지니까.

 

그렇지만 주는 사랑의 양은 주는 사람의 마음에 정해 져 있고, 받는 사랑의 양은 받는 사람의 마음으로 정해진다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아는 일 이다.

그래서 준 사람은 많이 준 것으로 알고, 받은 사람은 적게 받은 것으로 아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너(상대)에게 준 사랑은 너무나 큰데, 네가 (내게) 준 사랑은 너무나 작다"고 주장하는 이유나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 이다.

이유야 각자의 마음이 이기적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 치고, 그래서 얻을 바가 무엇일 수 있다고 그리 주장할까?

단순 비교가 아닌 이성적으로 검토해 보면 그 대답이 쉽게 나온다.

 

단순 비교로는 "나는 네게 많이 주었는데, 너는 내게 적게 준다"고 하여 채권자(?) 행세하기가 낫지, 그 반대(채무자)가 낫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성적으로 검토해 보면 그런 과욕이 일반적 가망성, 구체적 가능성, 실효성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진다.

 

괜히 과욕을 부리다가 지금 받고 있는 사랑마저 팽개치게(소위 제 복을 제 발로 걷어차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몰라서 호랑이 앞에 덥비는 하룻 강아지가 세상에는 드물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