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365

악마와 천사를 보는 천사.

나 아닌 내 2012. 11. 12. 10:50

악마, 천사 모두가 우리가 사용하는 말 이다.

말이니 뜻이 있으리라.

과연, 그 뜻이 무엇인가?

 

말의 뜻은 그걸 사용하는 사람의 두뇌 속에 있다.

말(소리, 글자)을 내는 사람이건, 들이는(듣는) 사람이건.

두뇌 속에 뜻이 없이 내는(들이는) 소리는 말이 아닌 그냥 소리일 뿐 이다.

 

그런데 더러는 말의 뜻을 말 형식과 같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과연 말의 뜻 일까?

"말이 곧 말", "사랑이 곧 사랑", "행복이 곧 행복", 호랑이가 곧 호랑이"라는 등등의 경우에 그게 과연 그 말의 뜻 일까?

그걸 뜻 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야 그걸 뜻 이라고 알겠지만, 말과 뜻은 아무리 밀접하게 관련있다고 해도 별개라고 아는 사람은 -말이 말, 호랑이가 호랑이라는- 그런 식의 말에는 뜻이 없다고 한다.

 

악마, 천사 모두가 두 마디(글자)로 된 말(단어)이다.

그 뜻에는 일반(추상)적인 것과 개별(구체)적인 것을 세울 수 있겠다.

일반(추상)적으로 "사람을 돕는 사람"을 천사라 하고, 개별(구체적)적으로 다친 사람을 치료해 주고, 굶주린 사람을 먹여 주는 등의 사람이라고.(개별적 열거 대상은 무수하게 많아서 생략한다)

역시 일반(추상)적으로 "사람을 해치는 사람"을 악마라 하고, 개별(구체)적으로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고, 먹을 것 입을 것을 뺏는 등의 사람이라고.(더 이상 열거는 생략)

 

사람이 딴 사람에게 "악마짓 하지(악마가 되지) 말고, 천사행 하라(천사가 되라)"고 하는 수가 있다.

자,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악마인가, 천사인가, 둘다 아니면 무엇인가?

천사라면 그런 말이 필요없고, 악마라면 해 본들 소용이 없다.

결국 천사도 악마도 아니어야 그런 말의 쓸모가 있다 하겠다.

 

천사도 악마도 아니면서, 천사이길 권하고 악마이길 피하라는 자가 있다면 뭐라고 해야 하나?

그 또한 천사라고 해야겠지.

그렇지만, 단순히 악마와 대칭적인 천사 이상의 초월적, 제3의 무엇이라고 해야겠지.

 

편의상 이 제3의 천사를 내(사람의 정신) 자칭이라 하련다.

천사와 악마는 모두가 비교적 평가어(意識중의 意 부분)의 하나이다.

그 비평어가 부가된 대상(識)이 개별(구체)적인 악마, 천사의 뜻 이고.

 

두뇌 속에 있으면서 위의 악마의식, 천사의식을 보고, 악마의식을 통제, 해소하고 천사의식을 조장하는 역할을 하는 내 자신이야 말로 그 어떤 천사(의식)보다 초월적 위치에 있는 대천사라 할만 하다.

 

더러 "사람의 마음 속에 천사와 악마가 싸운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악의(나쁜 意)가 형성되면 그게 붙은 대상을 싫다, 밉다고 외면, 회피, 배척, 파괴하려는 의욕이 생겨서 실행에 나서려고 한다.(악마)

그런(악마같은) 마음대로 하면 그 결과로 죄 없는 사람들이 고생하고, 다치고, 희생되는 일이 발생할 것 같다고 말린다.(천사)

"천사를 따르자니 악마가 악을 쓰고, 악마를 따르자니 천사가 운다"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자는 그 사람 자체에 없을까?

천사와 악마의 대립을 해소할 대천사 말이다.

악마라고 지탄만 받지만, 그 스스로는 결코 악마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소위 타인이 말 하는 악마이다.

그 성립요소인 그 어떤 이미지(識)끼리의 비교.  평가로만 본다면 그 것은 악마라기 보다는 천사에 가깝다.

그헣지만, 그 범위를 시, 공간적으로 확장해서 본다면 그 때 비로소 그게 악마로 보인다.

 

이전에 내 앞에는 내면의 천사와 악마가 선명하게 구별되어 보였고, 그래서 악마를 가까이 하길 꺼리고 천사를 따르길 애 썼다.

지금의 내 앞에는 내면에는 천사만 있는 것 처럼, 악마는 모두 외부에만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외부를 향해 악마를 퇴치하고 천사를 행하자고 호소를 하느라 고달프다.

 

깊이 파고 들면 이 얼마나 가소로운 일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