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365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다.

나 아닌 내 2013. 11. 7. 14:00

사람들이 하는 말

있으면 있는 것 이고, 없으면 없는 것 이다.

고로 있으면서 없다느니, 없으면서 있다느니 하는 소리는 말도 안 된다고.

 

과연 그럴까?

우리 집엔 없는데 그 사람 집엔 있고, 그 사람 집엔 없는데 우리 집엔 있는 게 어디 한 둘인가?

여기는 있는데 저기는 없고, 가까이는 없는데 멀리는 있는 것도 한 둘인가?

 

그 뿐이 아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없어서)만난 적이 없는 천국, 지옥, 사후세계, 조상을 내 두뇌에선 (있어서)만난 적이 있었다.

사람의 두뇌 속에 있는 것, 없는 것과 그 두뇌 바깥에 있는 것, 없는 것의 관계가 딱 두가지 있다.

1. (두뇌 속에도, 두뇌 바깥에도) "있고 있는(같이 있는)" 관계이고, 

2. 또 하나는 (두뇌 속이나 두뇌 바깥중의 어느 한쪽에는) 있고, (딴 쪽에는) 없는 관계이다. 

 

위 1의 관계는 지극히 단순하다.

단지 양과 질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위 2의 관계는 모든 문제의 씨앗이 된다.

있어서 탈(문제), 없어서 탈(문제)이 되는 씨앗이다.

환언하면 그런 관계가 없으면  아무 탈도,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두뇌 속에 있는 것 중에 "두뇌 바깥에도 있으면 좋겠다" 하는 딱지가 붙은 것이 성취욕의 씨앗이고,

두뇌 속에 있는 것 중에 "두뇌 바깥에 없으면 좋겠다" 하는 딱지가 붙은 것이 회피욕, 파괴욕의 씨앗이다.

그런데 이걸 제대로 주인답게 다루지 못 하면 자기나 주변 사람들의 삶에 유익하긴 커녕 거의 필요치도 않는 것을 문제(미해결 욕망)삼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또, 자기나 주변 사람들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것을 있게 해야 한다고 문제삼지 못 하는 일도 적지 않다.

 

따라서 사람의 정신인 내 스스로, 이 사람이 살아 감에 있어서 알아야 할 두뇌 바깥에 있는 것에 관한 정보가 충실한지, 또 그 것에서 개선, 실현, 회피, 파괴할 필요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상상이 충실한지, 그 정보들에 부여되어 있는 의미와 가치는 과연 적절한지를 수시로 확인, 점검해야 하지만.............

 

실제로 있는 것도 두뇌 속에 없으면  모르고(없는 것 처럼 살게 되고), 실제로는 있을 수 조차 없는 것도 두뇌 속에 있으면 실제로 있는 것 처럼 알게 되는 수가 하다하다.

 

그러니 우리가 뭔가를 있다, 없다 하거나 좋다, 나쁘다 하는 일을 제대로 하느냐, 못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하겠는지...